'부패 혐의' 이스라엘 총리, 아들 말실수에 정경유착 고리 노출?
총리가 기업 이권에 개입한 듯한 장남 발언 담긴 테이프 공개돼
'스트립 클럽' 가는데 정부 차량·경호원 이용도 논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장남인 야이르 네타냐후가 총리실 경호원과 운전기사를 이용해 스트립 클럽을 간 사실이 드러나 이스라엘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이르 네타냐후는 특히 아버지인 네타냐후 총리가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기업인에게 이권을 준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부부는 이미 부패와 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레비전 채널은 야이르 네타냐후와 친구인 오리 마이몬 간의 대화가 담긴 오디오 파일을 보도했다.
오리 마이몬은 이스라엘 가스업계의 거물이자 이스람코의 주주인 코비 마이몬의 아들이다.
보도에 따르면 친구 간인 이들은 2015년 정부 소속 경호원과 운전기사 등을 대동한 채 스트립 클럽을 돌아다녔다.
한 클럽에서 다른 클럽으로 이동하던 중 둘은 400세켈(한화 약 12만4천원)을 놓고 언쟁을 벌였다.
야이르 네타냐후는 "이봐 친구, 우리 아빠가 너희 아빠의 200억달러(약 21조4천억원) 규모 계약을 위해 국회에서 싸우고 있는데 너는 고작 400세켈을 못 빌려준다는 거냐?"고 말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새로 발견된 가스전과 채굴권을 놓고 정치적 논란이 한창인 때였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무엇보다도 네타냐후 총리 아들과 친구가 스트립 클럽을 가는데 정부 경호원과 차량이 제공됐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일로 네타냐후 총리 가족과 부유한 기업인들 간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이 네타냐후 총리 부부에 대한 2건의 부패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보도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자 친구들로부터 고급 시가와 샴페인, 기타 사치품들을 선물 받는 대가로 이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력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자신에 관한 유리한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의 부수를 감축했다는 별건 혐의도 받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에 불만을 품고 있다. 매주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부패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가족의 대리인은 그러나 이번 보도를 '마녀 사냥'으로 규정했다.
이 대리인은 "2년 반 전에, 그것도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면서 친구 간에 한 농담을 보도하는 것은 이전에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저질 행위"라고 말했다.
야이르 네타냐후는 앞서 소셜미디어에 반유대주의 만평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각종 말실수와 부적절한 품행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