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나트륨 풀어 '초박막 나노 시트' 제조한다

입력 2018-01-09 09:18
물에 나트륨 풀어 '초박막 나노 시트' 제조한다

ETRI '이차원 반도체 나노 시트' 제조 핵심기술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나노 두께 초박막 형태 신물질인 '이차원(2D) 반도체 나노 시트' 제조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차원 소재는 흑연에서 얇게 한 층으로 쪼개 낸 형태를 통칭한다. 전도체인 그래핀이 대표적인 물질이다.

이차원 반도체는 나노 크기로 매우 얇게 쪼개지는 특성이 있다. 원자간 결합이 매우 강하지만 층 간엔 결합력이 약해 한층 한층 쉽게 나뉜다.

엄밀히는 삼차원이지만, 두께가 무시할 정도로 매우 얇아 가로와 세로면 만 가진다는 의미로 이차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차원 반도체는 리튬 이온과 유기용매를 활용해 고농도 분산액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유기용매 사용 시 작업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덩어리 형태의 잘 쪼개지는 결정석(나노 시트 원재료)을 친환경 용매인 물에 넣고 나트륨을 첨가했다.

이어 초음파를 이용해 ㎚(나노미터) 이하 두께로 한 층씩 쪼개 벗겨냈다고 설명했다.



기존 리튬 이온을 이용한 이차원 반도체 박리 나노 시트는 표면 산화 등 변성을 가져왔으나 신기술 나노 시트에선 물성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나노 시트가 물속에 고루 분산돼 떠 있는 수분산액(水分散液)도 얻었다.

이차원 반도체 나노 시트 수분산액은 물에 쉽게 용해되는 고분자를 혼합해 '나노 시트-고분자 복합체'로 응용할 수 있다.

실제 연구진은 파우더 형태의 수용성 고분자를 수분산액에 넣어 점성이 높은 액체로 만들고서 이를 반도체 막 기판 위에 얇게 코팅해 메모리 소자용 반도체층을 만들었다.



저가 용액공정으로도 유연한 메모리 소자나 센서 등을 대량 제조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ETRI는 전했다.

ETRI 관계자는 "데이터를 쓰고 반복해서 읽는 과정을 시험해 안정적인 메모리 동작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 전기차의 고용량 축전지, 이차전지, 유연하고 투명한 전자기기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지원 '차세대 신기능 스마트디바이스 플랫폼을 위한 대면적 이차원 소재·소자 원천기술 개발' 하나로 이뤄졌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나노 소재 국제학술지 '스몰'(Small) 지 지난해 말 온라인에 실렸다.

다음 달에는 같은 학술지 표지 논문에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