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차 몰아도 아무도 모른다"…작년 중국 중고차 판매 20% 급증

입력 2018-01-08 16:36
"헌차 몰아도 아무도 모른다"…작년 중국 중고차 판매 20% 급증

2.7% 증가한 신차 판매와 '대조'…2020년엔 신차 판매량 추월 예상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중국에서 중고차 인기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차 판매에 부담이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1~11월 중국의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6년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것이며, 작년 전 세계 신차 판매 증가율 2.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작년 포드차의 중국 내 신차 판매가 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부 자동차 업체는 판매 실적이 줄었다.

이에 대해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쉬하이둥(徐海東) 조리비서장은 작년 중고차 판매가 2016년보다 20% 이상 급증하는 등 중고차 붐이 인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거래 사이트 런런처(人人車)의 리젠(李健) 최고경영자(CEO)는 수년 전 첫차 구매자로 시장에 진입한 수백만 명이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됐다며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차를 업그레이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변화도 도시 간 자동차 이전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상하이(上海),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 부유 도시와 가까운 저장성 닝보(寧波)시는 거의 신차에 가까운 고급 중고차를 대거 공급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중고차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닝보 이처탕(易車堂) 중고차 거래센터의 루멍정 전시실 매니저는 "중국 운전자들이 상태가 좋은 최신 모델을 사기만 한다면 거리의 다른 사람들이 중고차임을 몰라볼 것이라는 점을 알아챘다"며 12년 전 중고 고급차를 개척했지만, 최근 수요가 늘어나자 경쟁사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는 올해 중고차 판매 대수가 1천250만 대로 신차 판매 대수 2천490만대보다 적겠지만, 2020년에는 신차 판매 대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중고차 시장이 커지자 외국 자동차 업체들도 속속 중고차 판매에 나서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대변인은 중국 내 뷰익과 캐딜락, 쉐보레 대리점 1천600개 모두 현재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작년 중고차 판매가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드 대변인은 약 800개인 중국 대리점의 80%가 인가된 중고차 매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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