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30] ③ 금빛 기대 '태극여제 3인방' 이상화·최민정·심석희

입력 2018-01-09 06:05
[평창 G-30] ③ 금빛 기대 '태극여제 3인방' 이상화·최민정·심석희

'빙속여제' 이상화, 여자 500m 올림픽 3연패 위업 도전

쇼트트랙 '쌍두마차' 최민정·심석희, 전 종목 석권 노린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3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의 '메달밭' 빙상에서는 새 역사에 도전하는 '태극여제'들이 있다.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에,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인 최민정(20·성남시청)과 심석희(21·한국체대)는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이중 맏언니인 이상화는 이미 한국 빙상의 살아있는 역사다.

세 번의 올림픽에 출전해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고등학생 때 출전한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500m 5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4년 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2013년 11월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여자 500m 세계 신기록(36초 36)을 작성한 이상화는 이듬해 소치올림픽에서 500m 2연패에 성공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첫 올림픽 빙속 2연패다.



올림픽 2연패와 세계기록만으로도 운동선수로서 이룰 것을 다 이룬 이상화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패를 이룬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1992·1994년)가 유일하다.

운동선수가 10년 넘게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상화는 지금까지도 충분히 우승 경쟁에 나설 정도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36초 71로 36초대에 진입했다.

지난 시즌부터 여자 단거리를 평정하고 있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의 간격도 갈수록 좁히며 턱밑에서 위협하고 있다.

안방 올림픽인 데다 세 차례나 올림픽을 경험한 이상화가 단 한 번의 레이스로 메달 색이 갈리는 평창올림픽에서 라이벌 고다이라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자 쇼트트랙에서는 '쌍두마차' 최민정과 심석희가 2개 이상의 메달을 노리고 있다.

동료이자 라이벌로 함께 성장해온 두 선수가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하고, 개인종목인 500m, 1,000m, 1,500m에서 둘 중 한 명이 금메달을 모두 휩쓴다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의 첫 올림픽 4관왕이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쇼트트랙은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부터 늘 한국 선수들이 풍성하게 메달을 수확하는 텃밭이었으나, 아직 전관왕은 나오지 않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안현수와 진선유가 나란히 남녀 3관왕에 올랐지만 두 선수 모두 500m에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쌍두마차를 앞세워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평창올림픽에서는 첫 4관왕이 탄생할 수도 있다.

특히 최민정은 이번 시즌 첫 월드컵에서 4관왕에 오르며 기분 좋게 출발한 데 이어 네 차례의 월드컵 성적을 합산한 세계랭킹에서 500m를 포함해 네 종목 모두 1위에 올라있다.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치르는 최민정이 도전자들의 견제와 추격을 물리친다면 여러 개의 메달을 너끈히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는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이다.

일찌감치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으로 기대를 모았던 심석희는 소치올림픽 1,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3,000m 계주에서 막판 대역전의 주역이 되며 금메달을 얻어냈다.

1,000m 동메달까지 3개의 메달을 걸고 돌아온 심석희는 4년간 최민정과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착실히 이끌었고, 이제 두 번째 올림픽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4년 전 개인종목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도 풀어낼 기회다.

4관왕이 탄생하지 않더라도 두 선수가 합작하면 평창에서 처음으로 여자 쇼트트랙 시상식에 네 번의 애국가가 울리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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