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찾은 마크롱 첫 기착지는 시안…"일대일로 협력" 강조(종합)

입력 2018-01-08 20:20
중국 찾은 마크롱 첫 기착지는 시안…"일대일로 협력" 강조(종합)

판다 외교에 화답해 말(馬) 선물…10억 유로 투자펀드 창설, 50개 경협 서명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 고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고도(古都) 시안(西安)에서 3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희망했다.

중국 매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을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시안에 도착해 진시황 병마용에 이어 당나라 실크로드 유적지인 대안탑(大雁塔)과 대명궁(大明宮)을 찾아 일대일로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 추진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한때 이들을 최악의 상태로 이끌었던 제국주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출현한 '새로운 실크로드'는 양국 간 협력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시안을 방중 기착지로 택한 것도 아시아와 유럽을 철도, 도로, 해로로 잇는 일대일로 사업에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내비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시안에서 방중일정을 시작한 것은 일대일로에 대한 프랑스의 적극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 자체가 좋은 조짐"이라고 전했다.

미테랑, 시라크, 사르코지 등 프랑스의 전임 세 대통령도 모두 시안에서 방중 첫걸음을 시작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안에 이어 9일에는 베이징으로 옮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지구를 더욱 위대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올해와 내년을 양국의 기업과 도시, 지역을 총동원하는 공동의 생태학적 이행의 해로 제정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 프랑스 간 대테러 및 기후변화 분야 협력을 모색하면서 경제무역 및 문화 분야에서 50개 경협 프로젝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 정부는 특히 10억 유로 이상의 투자펀드 창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는 에어버스, 다쏘, 오샹, 소덱소 등 50개 프랑스 기업의 책임자들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이 중에서도 에어버스는 중국에 100억 달러 규모, 여객기 100여 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시 주석의 안내로 자금성(紫禁城)도 참관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또다시 자금성이 시 주석의 정상외교 공간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전할 선물로 프랑스 공화국 수비대의 공식 외교의전 행사에서 호위마로 활동한 말 한 마리를 준비했다.

'베수비오 드 브레카'라는 이름의 9살짜리 검정 말은 시 주석이 2014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당시 수비대의 호위마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보행술로 시 주석을 '매료시킨' 바 있다고 엘리제궁 관계자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나 현재 검역 중인 이 말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브르 펜싱검 한 자루와 함께 선물할 예정이다.

말 선물은 중국의 판다 외교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화답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환환'과 '위안지'라는 이름의 판다 암수 한 쌍을 프랑스에 친선우호의 뜻으로 10년간 임대했다.

'말이 용을 이긴다'는 뜻의 '마커룽'(馬克龍)이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식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상기시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