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방'이었던 파키스탄, 이제는 중국과 전방위 군사협력
전투기 구매부터 군사기지 구축, 합동 군사훈련까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우방이었던 파키스탄이 이제는 중국과 전방위 군사 협력을 펼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인도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자, 인도와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는 파키스탄은 중국과 손을 잡으면서 이에 대항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대표단은 지난달 파키스탄과 회담하고 파키스탄 서부 남단에 중국의 해·공군 기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지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은 중국의 두 번째 해외 군사기지이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계획에 따라 40년 항만 운영권을 취득한 파키스탄 과다르 항과 50㎞ 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과다르 항을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인도양을 향한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위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무기 구매에서도 활발한 협력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설계하고 파키스탄이 조립하는 'JF-17 썬더' 전투기는 2011년부터 도입돼 2020년까지 파키스탄의 노후한 '다소 미라지 Ⅲ/5' 전투기를 대체할 계획이다.
안전사고가 나기도 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양호한 성능을 인정받아 파키스탄 정부는 2015년 한 아시아 국가와 이 전투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에는 중국 정부가 파키스탄에 2028년까지 디젤 전력 기반 공격용 잠수함 8대를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군의 '039형'이나 '041형' 잠수함이 수출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정부는 이 무기 구매에 장기 저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수출 규모는 최대 50억 달러(약 5조3천억원)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파키스탄 해군이 상하이(上海) 인근 해안에서 다섯 번째 합동훈련을 했다.
양군의 상호 운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이 훈련에는 지상군을 비롯해 구축함, 전투기, 전투폭격기, 조기경보기 등 대규모 전력이 참가했다.
같은 달 중국,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 외무장관은 처음으로 만나 지역 안보와 경제 성장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세 나라는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기로 전적으로 합의했다"며 "중국의 신장(新疆) 웨이우얼 자치구는 3개국 경제 협력을 위한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신장 자치구 이슬람교도의 독립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도 두 나라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과 파키스탄 군부 대표단이 만나 양국의 군사 협력을 논의했다.
회동에서 팡펑후이(房峰輝)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은 "중국은 기꺼이 모든 분야에서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파키스탄의 군사 역량 강화와 지역 안보 유지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파키스탄 라힐 샤리프 육군참모총장은 "파키스탄은 이슬람 테러리스트 그룹을 단속하고,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의 안전을 도모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진핑 주석이 2015년 4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합의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은 중국 신장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 항까지 3천㎞에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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