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기 수요 증가, 미·일 업체 개발·판매 참여 잇따라
고단백·저칼로리 건강식, 온난화 가스 배출 없는 친환경 식품
2022년 세계 시장 6조원 넘어설 전망, '진짜 고기 맛' 내는 게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 콩으로 만든 고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고단백, 저칼로리인 콩고기 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2022년에는 60억 달러(약 6조3천738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이에 따라 콩고기 개발과 판매에 뛰어드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콩고기는 기름을 짜낸 콩에 열과 압력을 가해 만든다. 고기에 가까운 맛과 식감이 나는 고단백 식품이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건강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컵라면 재료 등으로 이용돼 왔지만 최근 기술개발로 맛과 식감이 고기에 더 가까워 지면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세계적으로도 콩고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된장 메이커 마루코메는 저민 고기 형태의 콩고기를 개발,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의 음식점에 만두 재료로 공급하고 있다. 애초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용 메뉴로 개발했으나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는 일반인의 주문도 늘고 있다고 한다.
마루코메 관계자는 "요즘 건강과 칼로리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고 있어 콩고기 수요가 더욱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루코메는 앞으로 거래 음식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식품 메이커 후지제유(不二製油)는 콩고기 수요증대를 겨냥, 콩고기 햄버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콩고기는 크게 할수록 고기에 가까운 맛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지제유는 몇 가지 종류의 콩고기를 혼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크게 만들어도 햄버거와 같은 식감이 나도록 하는 시험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중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후지제유그룹 본사의 마에다 유이치 최고기술책임자는 "콩고기 스테이크도 개발할 것"이라면서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콩고기 수요가 세계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고단백·저칼로리의 건강식이라는 점 외에 맛과 식감을 고기에 더 가깝게 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사료를 먹여 기른 가축을 고기로 먹기보다 재배한 콩을 직접 먹는 편이 지구온난화 물질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콩고기 등 식물을 원료로 하는 대체고기를 개발·생산하는 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도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패럴림픽 때 채식주의자나 종교적인 이유로 먹지 않는 고기가 있는 외국인여행자 증가로 수요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NHK는 유력 종합상사인 '미쓰이(三井)물산'이 대체육 개발을 추진중인 미국 기업에 출자해 이 분야 사업에 뛰어드는 등 콩고기 개발 및 판매 강화 움직임이 앞으로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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