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당할 수 있나"…한국당 부산 당협위원장 경쟁 후끈
배덕광 구속 해운대을 9대 1…사하갑에는 현직 구청장 신청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자유한국당의 부산지역 당협위원장 공모를 마감한 결과 6개 곳에 26명이 지원,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무감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위원장 자리를 내놓은 측에서는 "그냥 앉아 당할 수는 없다"며 모두 대리인을 내세워 응모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인물들이 신청서를 내 향후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8일 한국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배덕광 의원의 해운대을에는 모두 9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해운대 터줏대감인 안경률 전 의원을 비롯해 강무길 부산시의원이 신청했다.
여기에 강성운 전 서울시장 정무비서관, 김귀순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김정희 한국무궁화회 총재, 성수용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일자리창출특위 위원장, 이창진 전 국회 보좌관 등 다소 생소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인천 남동구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조전혁 전 의원이 신청한 것도 이채롭다.
해운대을이 핫 플레이스로 뜬 것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 의원은 엘시티 비리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1심 형량과 항소심 재판 동향 등에 비춰보면 유죄가 확정돼 지방선거와 동시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유기준 의원이 탈락한 서·동구에는 유 의원의 측근인 권칠우 부산시의원이 신청했다.
이 곳에는 바른정당을 탈당한 곽규택 변호사와 홍준표 대선후보 정무특보를 지낸 정오규 전 한국공항공사 감사도 신청서를 내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이경훈 현 사하구청장이 신청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는 인근 사하을 조경태 의원의 측근 노재갑 전 시의원이 신청하자 구청장 공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김장실 전 의원도 도전했다. 김 전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강서갑에는 오태원 구포초등학교 동창회장이 전임 당협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의 지원을 받고 신청서를 냈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와 기업인 박수한씨도 응모했다.
김희정 전 의원이 탈락한 연제구에는 친홍계의 이주환 여의도연구원 지역발전위원장이 예상대로 신청서를 냈고 김 전 의원을 지지하는 안재권 부산시의원이 응모했다.
여기에 정승윤 부산대 교수, 오순곤 전 부산시의원 등이 응모해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나성린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한 부산진갑에는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권기우 변호사 등이 응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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