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 듀오' 이소희-신승찬, 업그레이드 후 다시 결합

입력 2018-01-08 10:10
'개띠 듀오' 이소희-신승찬, 업그레이드 후 다시 결합

언니들에게 노련함 전수받고 아시안게임 메달 사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배드민턴 여자복식 이소희(24·인천국제공항)-신승찬(24·삼성전기)이 다시 뭉쳤다.

이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찰떡궁합을 자랑해온 1994년생 개띠 듀오다.

지난 3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이소희와 신승찬은 "중간에 파트너를 교체했던 기간을 빼면 배드민턴을 해온 14∼15년 중 6∼7년을 함께 했다"고 끈끈한 인연을 소개했다.

중학교 1학년에 처음 복식조를 이룬 이들은 2011년, 2012년 세계 주니어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 연속으로 여자복식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 유망주로 기대받았다.

성인 무대에서도 이들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2015년 9월부터는 각기 흩어져 선배 언니들과 짝을 이뤘다. 이소희는 장예나(29·김천시청)와, 신승찬은 정경은(28·김천시청)과 새 출발 했다.

결과는 좋았다.

신승찬은 정경은과 함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소희-장예나는 지난해 전영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여자복식 정상을 밟았다.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또 한 번 도약의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여자복식조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말부터 이소희-신승찬, 장예나-정경은으로 다시 파트너를 맞바꾼 것이다.

때마침 2018년은 무술년 개띠 해이고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가 열리는 해여서 각오가 남다르다.

이소희는 "개띠 해라고 들었을 때 왠지 기대감이 생겼다. 중요한 게임이 있는 해여서 괜히 더 그랬다"고 말했다. 신승찬도 "'뭔가 될 날인가?' 싶었다. 그래도 너무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들은 다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처음 출전한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서 열린 프랑스 오픈 슈퍼시리즈에서는 준우승을 합작했다.

둘은 언니들과 복식조를 이뤘던 경험으로 한층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희는 "언니들과 하면서 배우고 얻은 게 많다. 우리 둘만 했다면 몰랐을 점들이 많다"고 고마워했다.

신승찬도 "이전까지는 급하고 빠르게, 세게만 하려고 했는데 경은 언니가 템포를 천천히 잡아주면서 여유를 갖게 됐다. 흐름을 바꾸는 법도 배웠다"고 말했다.

신승찬은 이어 "주니어 때 우리는 기술보다는 힘으로 많은 칭찬을 받았었다. 그래서 힘으로만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언니들을 만난 이후로는 '죽은 공도 살리는' 노련함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이소희는 장예나에게, 신승찬은 정경은에게 길들어져서 지난해 재결합했을 때 손발이 잘 안 맞았다고 한다.

신승찬은 "서로 잘하는 것만 하고 언니가 받쳐줬던 부분은 신경 쓰지 못했다. 그러다가 새 파트너에게 맞춰주고 배려를 하다 보니 다시 잘 됐다"며 "소희와 저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 각자 원하는 것을 해주니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다만 너무 친해서 긴장이 풀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소희는 "동갑이라 편한 것은 장점이면서 독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편해서 '좋은 게 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파트너가 바뀌었을 것이다"라며 "코트 안에서 냉정해지기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찬은 "소희와 예나 언니에게 어려웠던 상대가 저와 소희에게는 쉬워질 수 있다. 또 예전에는 소희에게 쉬웠던 상대가 저와 함께하면서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것을 새로 알아가는 것이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일단 올해 최대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이들은 "우리가 이전에 함께 보여줬던 성적이 있어 기대를 받고 있는데,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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