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승주 부상…김희진 "미안해서 집중 못 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경기 중 다친 선수가 나와 승자와 패자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마쳤다.
GS칼텍스 레프트 표승주는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갔다.
2세트 도중 착지하다가 네트 밑으로 넘어온 IBK기업은행 김희진의 발등을 밟아 오른쪽 발목이 돌아간 것이다.
코트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던 표승주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응급조치 후에도 회복하지 못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동료의 부상에 놀란 GS칼텍스는 세트스코어 0-3으로 3연패에 빠졌다.
IBK기업은행 선수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희진의 마음이 무거웠다.
경기 후 김희진은 "초반에 좋은 컨디션으로 가다가 사고가 났다. 그 때문에 저도 갑자기 가라앉았고, 미안한 마음에 집중을 못 했다"고 털어놨다.
김희진은 "저 때문에 다쳤는데 집중하기 힘들다. 아무래도"라고 말했다.
이런 김희진을 보고 IBK기업은행 동료들은 '미안해하는 마음은 속에 갖고 있고 일단 경기를 하자'고 다독였다.
김희진은 "그 이야기를 듣고 정신을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아직 표승주에게 이런 마음을 전달하지 못했다.
그는 "승주가 지금 말을 할 상황이 아니다. 병원에 갔느냐고 물어본 상태다. 연락할 수 있을 때 연락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팀 감독도 표승주의 부상에 웃지 못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안 그래도 없는 선수 중에서 부상이 나와 아쉽다"고 씁쓸해했다.
표승주의 검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차 감독은 "붓기가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바로 부기가 올라왔다는 것으로 봐서 조금 안 좋은 상황이 아닌가 한다"고 걱정했다.
표승주를 대체할 선수도 부족하다. 레프트 이소영은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차 감독은 "바꿔줄 수 있는 레프트 자원이 김진희 한 명이다. 이소영은 연습하고는 있지만, 뛸 수 있을지는 봐야 한다. 진희 혼자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리고 2위로 도약했지만 "표승주가 다치는 바람에 마음이 좀 그렇다"며 기뻐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다치지 말아야 하는데, 특히 경기하다가는 다치지 말아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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