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계적 겨울축제'…화천산천어축제 첫날 13만명 몰려(종합)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 23일간 펼쳐져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어, 어~ 월척이다. 낚싯줄을 당겨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얼음벌판은 이른 아침부터 울긋불긋 복장의 오색 인파로 채워졌다.
곳곳에서는 손맛을 보는 재미가 연실 환호성으로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가 6일 오전 화려하게 개막했다.
인구 2만7천명에 불과한 화천이지만, 이날 축제장 주변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 시내 이면도로마다 빼곡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교행이 힘들 정도다.
화천군은 개막 첫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13만3천여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축제장 열기는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도 잊게 했다.
두꺼운 옷차림으로 중무장한 관광객은 낮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하자 웃옷을 벗고 구멍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 바닥 여기저기 남녀노소 불문하고 얼음 바닥에 뚫린 구멍 안으로 낚싯대를 드리웠다.
얼음 밑으로 지나가던 산천어가 먹잇감을 덥석 물어주기만을 기다리던 관광객은 팔뚝만 한 크기를 낚아 올릴 때마다 추임새가 절로 났다.
출출한 관광객은 낚은 물고기를 현장 구이터에서 노릇하게 구워 맛보며 축제의 즐거움을 나눴다.
정부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산천어축제는 28일까지 23일간 화천천과 화천읍 일대에서 펼쳐진다.
15년째 맞는 화천산천어축제는 2003년 첫 축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겨울축제다.
올해는 축제장 낚시터인 화천천 얼음두께가 30cm 안팎으로 얼어붙었다.
지난달 초부터 강추위가 이어진 탓이다.
지난해 축제를 앞두고 이상기후와 폭우로 축제가 연기된 데다 얼음낚시터를 축소해 운영했지만, 올해는 얼음구멍을 5천개 가량 늘려 개장했다.
축제를 앞두고 미리 신청을 받은 예약 낚시터는 일찌감치 마감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신청을 받은 낚시터는 개장시간인 오전 8시부터 표를 구하려는 관광객으로 장사진이 연출됐다.
오전에 화천천 얼음벌판에 뚫어놓은 2만여개의 얼음구멍이 모두 채워져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낚시터 옆 매년 큰 인기를 끄는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장에도 많은 관광객이 참여해 얼음물 속 물고기를 잡으며 이색 추억을 만끽했다.
얼음썰매장과 서화산 다목적광장 등 곳곳에 마련된 축제와 연계된 도심 행사장에도 관광객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장과 인근 상가마다 관광객 발길에 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얼음낚시, 산천어 맨손 잡기, 루어낚시, 썰매 타기, 얼음조각 전시, 창작썰매콘테스트 등 60여 종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체류 관광객을 늘리고자 밤낚시 등 야간 행사를 대폭 확대했다.
지역에서 숙박할 경우 야간 낚시터 무료입장권을 준다.
축제장 체험행사에 참여하면 비용의 절반가량을 화천지역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 주는 이벤트도 벌인다.
외국인을 위한 행사는 더 풍성하다.
국내 첫 외국인 면세점과 서울(홍대, 명동,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 더 넓어진 외국인 전용 낚시터와 구이터, 각 언어 동시통역사가 상주해 편의를 돕는다.
세계적인 축제답게 국내외 매스컴도 대거 찾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야간 체류객을 위해 화천읍 중앙로 거리에 2만7천여 개의 산천어 모양 등(燈)도 밤에 불을 밝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오후 6시 최문순 화천군수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불꽃놀이로 축제 개막을 축하한다.
최 군수는 "체류형 축제가 되도록 야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며 "세계적인 축제에 걸맞게 축제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발전을 위해 노력한 만큼 관광객이 찾아 겨울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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