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7080 히트송 '모모'의 주인공 박철홍 전남도의원

입력 2018-01-07 08:31
[사람들] 7080 히트송 '모모'의 주인공 박철홍 전남도의원

교통사고 장애 후 소설 '자기 앞의 생' 읽고 작사·작곡

도의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장애복지 개선 맹활약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7080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흥얼거렸음 직한 1970년대 가요 '모모'의 후렴구다.

철학적인 가사와 친근한 멜로디로 크게 히트한 이 노래는 '원조 아이돌' 전영록이 주연한 영화 '모모는 철부지'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 노래를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작사·작곡자는 뜻밖에도 지방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박철홍(62) 의원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4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안게 됐다.

좌절감을 위로해 준 책이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이었다.

태생이 유대인인지, 아랍인인지, 프랑스인인지, 부모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14살 소년 모모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다.

모모는 뿌리를 찾을 겨를도 없이 생에 몰두하며 삶, 사람, 사랑의 가치를 일깨운다.

박 의원은 모모에게 자신을 이입해 노랫말을 썼다고 한다.

"고아로 산 모모와 장애를 가진 저의 처지가 닮았다 싶어 내 이야기 같았어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메시지에도 공감했고요."

노래는 가수 김만준이 불러 1978년 제1회 광주 전일방송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세상에 알려졌다.

박 의원은 전남 장애인론볼연맹 회장 등을 맡아 장애복지 개선에 힘써오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의회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소속으로 쉴 틈 없이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을 외쳤다.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설파하며 사각지대를 찾고 맞춤형 복지 방안을 구상했다.

의정 활동 기간 전남에 장애인 거점 산부인과, 공공산후조리원, 장애인 체육팀 등이 운영된 데 그는 큰 보람을 느낀다.

박 의원은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지난 의정 활동을 돌아봤다.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같은 답이었다.

장애인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그는 말했다.



장애복지에 대한 욕심을 채우는 데 지방의원으로서 한계도 느꼈다는 박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다.

비례대표로 지방의원이 됐지만, 선거를 치르기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박 의원은 "당장에는 남은 의정 활동을 잘 마무리하는 것 말고 뚜렷한 계획이 없다"면서도 "의원 임기가 끝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장애인을 위해 활동한다는 뜻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틈나면 통기타 반주와 함께 들려주는 박 의원의 모모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입지자들과 유권자들에게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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