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짜 약속의 땅'…태국인 최다 불법취업 시도 대상지

입력 2018-01-05 10:56
'한국은 가짜 약속의 땅'…태국인 최다 불법취업 시도 대상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해 불법 해외취업을 하려다 적발된 태국인 중 가장 많은 수가 한국을 목적지로 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태국 노동부 산하 고용청은 지난해 유효한 비자를 소유하지 않은 채 한국내 취업을 시도한 자국민이 1천1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외 불법취업 시도자를 대상국별로 분류하면 한국이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 바레인, 러시아, 카타르가 뒤를 이었다.

아누락 토싸랏 태국 고용청장은 "한국으로 가려던 불법취업 추진자 가운데 다수는 정부가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는 직업소개 업체의 꾐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사란 차런수완 주한 태국대사는 월 3만바트(약 99만원)에 달하는 고임금에 현혹된 태국인들이 불법취업에 몰리면서 한국 내 태국인 불법 체류자가 최근 3년 새 2배로 늘어, 전체 태국인 체류자의 절반을 넘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한국내 처벌이 심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 불법취업 도중 체포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태국 관리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체포된 불법체류자들은 본국으로 추방되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이외에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태국인들은 한국에서 9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불법취업 시도자들은 이런 제도를 악용해 관광객을 가장해 한국에 들어간 뒤 농장 등에서 일한다. 일부 여성들은 불법 마사지 업소에 취업하기도 하고 성매매를 강요당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한국 내 취업과 미용 성형 등을 미끼로 태국에서 여성들을 모집해 한국에 보내는 조직도 생겨나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근 열린 인신매매와 불법 노동에 관한 태국 정부의 대책회의에서는 해외취업 알선 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의 필요성이 논의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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