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자복식에는 '무서운 여고생들이 있다'
국가대표 2년 차 백하나-이유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배드민턴 여자단식에 천재 여중생 안세영(16·광주체중)이 등장했다면, 여자복식에도 성인을 능가하는 '무서운 여고생' 백하나(18·청송여고)-이유림(18·장곡고)이 있다.
백하나-이유림은 지난해 세계주니어배드민턴 여자복식 금메달,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 여자복식 금메달, 마카오오픈 그랑프리 골드 은메달 등을 수확하며 여자복식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특히 시니어 무대인 마카오오픈에서는 준결승전에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을 꺾고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백하나-이유림은 아직 주니어 배드민턴 선수들의 상징과 같은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지만, 벌써 국가대표 2년 차다.
작년에는 대표팀 막내로 합류했고, 올해 다시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 유지에 성공했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단식 선수를 선발할 때는 리그전을 벌여 순위에 따라 정하고, 복식 선수를 선발할 때는 평가위원회 채점 방식으로 점수가 높은 선수들을 뽑는다. 세계랭킹 상위(단식 16위, 복식 8위) 선수들은 자동으로 태극마크를 단다.
백하나는 2018년도 선발전에서 당당하게 여자복식 평가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혼합복식에서 고성현(30·김천시청)과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베테랑 김하나(29·삼성전기)를 2위로 밀어내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유림도 다른 실업선수 언니들을 제치고 여자복식 평가 3위에 올랐다.
백하나-이유림은 뭉쳤을 때 더 큰 힘을 낸다.
지난 3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이들은 "성인 대회는 어렵지만, 주니어 대회에서는 상대 공을 받을 만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주니어급을 넘어선 기량을 드러냈다.
이유림은 "제가 후위가 약해서 전위를 지킨다. 하나가 뒤에서 후위를 봐주고, 저는 밑에서 끝낸다"고 척척 맞는 호흡을 자랑했다.
또 "우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을 힘차게 출발하는 이들은 "올해 어느 대회에 나갈지 모르겠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백하나-이유림과 여자단식 선발전을 7전 전승으로 통과한 안세영 외에도 올해 어린 선수를 대거 선발했다.
남자단식 이윤규(21·김천시청)와 손성현(20·인하대), 여자단식 김가은(20·삼성전기)과 심유진(19·충주여고)은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에 '추천선발'로 합류했다.
강경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가능성을 보고 선발한 단식 유망주들"이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기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 감독은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빅토르 악셀센(24·덴마크),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타이쭈잉(24·대만)도 15∼16세부터 성인 무대에서 뛰었다면서 "유망주를 체계적으로 세계 최정상 선수로 키우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유망주 선수들이 기술과 기본기, 근력과 체력을 완벽히 다질 수 있도록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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