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율주행차 개발, 빅데이터 수집 위한 미끼일 수도"
석학 김정호 KAIST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 잘 준비해야"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구글이 자동차 산업 혁신을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한다고 생각하세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다른 뜻이 숨어있다고 봅니다."
지난 4일 저녁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W8 빌딩 1층에서는 '디너(Dinner)와 4.0' 강연이 열렸다.
공무원, 연구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KAIST 교수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래기술을 소개하려고 마련하는 자리다. 지난해 5월 시작해 이날로 9회째를 맞았다.
이날은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가 빅데이터 속도 시대와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 석학 중 한 사람이다.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펠로와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일 때 정보통신기술(ICT)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기획하고 다듬은 주역으로도 알려졌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핵심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처리 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어느 특정 부분에선 AI가 사람을 넘어서는데, 그 이유는 반도체에 있다"며 "무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면서도 쉬지도 않고 졸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가 전 세계 각국에 균등하게 영향을 미친다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일부가 독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쩌면 미래엔 불평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곁들였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장치, 데이터 저장 센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수익모델이라는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며 "저는 대전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빅데이터 발생기에 대한 예시로 구글과 아마존을 들었다.
그는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행하며 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예상컨대 10년 안에 보험회사 수익모델을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 에코 역시 사용자에게서 각종 생활 속 데이터를 긁어내는 일종의 '미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빅데이터는 퀄리티를 담보해야 한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무엇을 했는지를 잘 살펴야 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실시간 인공지능 작업을 위한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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