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 제재 강화 쿠바와 정치적 협력·대화 의지 재확인

입력 2018-01-05 06:59
수정 2018-01-05 09:28
EU, 트럼프 제재 강화 쿠바와 정치적 협력·대화 의지 재확인

EU-쿠바 외교수장 아바나 회동…"상호존중속 새 양자관계 열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쿠바가 상호존중 원칙에 입각한 정치적 대화와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쿠바 국영통신 프렌사 라티나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아바나에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만나 '정치적 대화와 협력에 관한 협정(PDCA)'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EU와 쿠바 정부가 2016년 12월에 서명한 뒤 작년 11월에 잠정 발효한 PDCA는 양자 간 체결된 첫 협정으로, 무역과 투자 등 다방면에 걸친 양자 관계 개선의 법적인 토대 역할을 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모게리니 대표와의 회담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PDCA를 기반으로 양자 관계의 새 시대로 나아갈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며 "(PDCA는) 양측이 차이를 딛고 전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선의와 상호존중의 표시"라고 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양측의 합의가 어려움을 해소하고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을 열게 해줬다"며 "잠재적으로 개발·무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차이를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합의점을 강화하길 바라는 시점이라 정치적인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 중인 모게리니는 전날 쿠바에 대한 고립 정책을 비판하고, 쿠바와 국제사회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모게리니 대표는 쿠바 방문 기간에 대외 무역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을 만나고 국가평의회를 방문했다.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U와 쿠바는 오는 1분기 중 브뤼셀에서 후속 회담을 열 예정이다.

북한과 함께 전 세계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공산주의 국가로 꼽히는 쿠바는 지난 2016년 3월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12월 EU 측과 PDCA에 서명, 외교관계를 재구축함으로써 국제 외교무대에 완전복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쿠바 군부나 정보당국과 연계된 기업과 미국인 사이의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인의 쿠바 개별여행을 제한, 버락 오바마 전 정권 시절 형성된 양국 간 해빙 무드에 다시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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