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사, 배넌에 '험담 중단하라' 경고

입력 2018-01-04 15:16
트럼프 변호사, 배넌에 '험담 중단하라' 경고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적대관계로 돌변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이 배넌에 명예훼손을 경고하는 '험담 중단'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A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찰스 하더는 배넌이 트럼프 선거캠프에 참여할 때 약속한 비밀준수합의를 어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험담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하더 변호인은 명예훼손 전문변호사로 앞서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맡아 엄청난 배상액을 받아냄으로써 그에 대한 기사를 낸 고커 미디어사를 파산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영국 데일리 메일 기사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맡아 사과를 받아낸 바 있다.

하더 변호인은 미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 나타난 배넌의 발언을 문제 삼아 배넌에 법적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더는 이를 통해 배넌이 울프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 선거캠프에 관한 비밀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비밀준수합의를 위배했으며, 일부 경우에는 노골적인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험담을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준수합의를 위반한 배넌의 행위에 대한 해결책이 금전적 배상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배넌의 비밀 공개와 험담에 따른 다양한 법적 조치가 임박했다고 덧붙였다.

배넌은 3일 출간된 울프의 저서에서 2016년 7월 트럼프타워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측 변호사 등의 회동을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인' 것으로 매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회동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트럼프 진영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배넌의 역할을 절하하면서 배넌이 백악관에서 밀려나면서 직업을 잃고 미쳤다고 주장하는 등 두 사람이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돌변한 두 사람 관계를 놓고 미언론들은 두 사람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거나, 두 사람 관계를 로마 시대 줄리어스 시저가 총애하던 브루투스에 암살당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에 비유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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