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북 평창올림픽 참가로 한반도 긴장완화 길 틀 것"
아인혼·오핸런 "긍정적 모멘텀…한미연합훈련 규모·시기조정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남북의 급속한 대화 움직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외신·전문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해설 기사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대회 기간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인한 잠재적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은 오래전부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희망해왔으며, 이는 북한의 불참이 올림픽을 방해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 일부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을 언급, "이런 걱정들은 이해할 만하다"며 북한 선수와 대표단의 존재가 그 위험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북한의 참가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길을 터줄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북한 지도부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객원교수는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에 있어서, 또 한반도 연구가들에게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훌륭한 홍보기회가 된다"며 "또한 인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일시적으로 압박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시도로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CIA 북한 분석관이었던 브루스 클링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 동시 입장은 희망적으로 보였지만 이후에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과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다며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인혼과 오핸런은 이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길 바랄 수도 있지만, 보다 통제 가능한 과도기적 목표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들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는 동안 어떠한 대화도 없었고, 미국이 도발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것이 바로 '올림픽 냉각' 기간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한미동맹에 상호억제를 증명한다면 긍정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도발 중단의 대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한미가 훈련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규모나 시기 조정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군 지휘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이라는 상당한 안보 혜택을 현실화하기 위해 무엇을 조정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규모 군사훈련은 유용하긴 하지만 필수는 아니므로 실행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리는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 프로그램에 의미 있는 제한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이를 알아내는 방법은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북한의 '허풍'은 무시하라. 그들의 행동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를 실었다.
가디언은 그간 김정은이 거친 말을 쏟아냈지만 최근 갑자기 부드러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이 같은 어조 변화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희망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긍정적으로 답한다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고조된 긴장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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