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연말연초 두문불출에 '건강 이상' 괴소문

입력 2018-01-04 10:15
아웅산 수치 연말연초 두문불출에 '건강 이상' 괴소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그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뜬소문이 돌았다고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정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수치 자문역이 신체 마비 상태에 빠졌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것은 그가 지난달 29일 카렌주(州)에서 열린 평화 대화에 참여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틴 초 대통령을 비롯해 상하원 의장과 군 최고사령관 등 주요 정치지도자들의 신년사로 도배된 지난 1일 자 관영 일간지에도 실권자인 수치의 메시지는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신문이 정치인과 점성술사 사이에서 떠돌던 수치의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소문은 점차 확대됐고, 수치의 주치의에게는 그녀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려는 전화 문의가 쇄도했다.

결국, 국가자문역실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증거 사진까지 제시하면서 소문은 진정됐다.

저 타이 국가자문역실 대변인은 "수치 자문역이 연말연시 휴가를 보낸 뒤 지난 2일 업무에 복귀했다"면서 "누군가 중요 정치지도자들의 건강에 관한 헛소문을 통해 정치적 불안정을 조장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지 정치분석가인 얀 묘 테인은 "미얀마 정치사에서 헛소문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미얀마 민주화 과정에서 아웅산 수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소문은 잘 관리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그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리면 가짜 뉴스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틴 초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과 함께 조만간 하야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으로 칭송받던 수치는 지난 2015년 11월 총선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을 이끌어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외국 국적의 가족을 둔 그는 군부가 만든 헌법 조항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고, 최측근인 틴 초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 채 수렴청정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5만명 이상의 국경 이탈 난민을 유발한 로힝야족 유혈사태가 불거지면서, 수치는 사태를 방치하고 묵인했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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