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서 210만 달러 받던 니퍼트가 kt서 진짜 100만 달러?
두산 "니퍼트에게 100만 달러 제시는 예의 아냐"
kt "옵션 별개지만 사실상 100만 달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어쩌면 영원히 떠나보내야 할 것 같던 더스틴 니퍼트(37·미국)가 결국 kt wiz의 품에 안겼다.
kt는 2011∼2017년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니퍼트와 연봉 포함 총액 100만 달러(약 10억7천만원)에 계약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산과 니퍼트 팬들로서는 일단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라도 KBO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그를 볼 수 있게 돼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100만 달러'라는 계약 금액 때문이다.
니퍼트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두산 소속으로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니퍼트가 두산과 헤어지고 kt와 '100만 달러'에 도장을 찍게 되면서 '두산이 100만 달러도 제시하지 않았던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아울러 '100만 달러'는 kt의 발표 금액일 뿐, 사실은 그보다 더 큰 금액을 주기로 한 이면 계약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있다.
양 구단은 각각 이런 시선에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니퍼트는 2017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총액 210만 달러(약 22억4천만원)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14승 8패, 4.06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 활약도 예년만 못하자 노쇠화를 우려한 두산은 그의 몸값을 낮추려 했다.
2017시즌을 마친 뒤 니퍼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니퍼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할 경우 KBO 규약상 2018시즌 몸값으로 210만 달러의 75%(157만5천 달러) 이상을 줘야 한다.
두산은 니퍼트의 가치가 157만5천 달러 미만이라는 전제하에 협상에 임했다.
하지만 니퍼트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두산은 KBO리그 경험이 없는 투수 세스 후랭코프(총액 85만 달러)를 영입한 데 이어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총액 145만 달러)으로 채우면서 니퍼트와 결별했다.
그렇다면 두산과 니퍼트 사이에는 어떤 대화가 오갔던 것일까.
두산 관계자는 우선 "우리가 니퍼트한테 100만 달러도 제안하지 않았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210만 달러를 받던 선수한테 규정을 이야기하며 '75% 미만'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절반도 안 되는 100만 달러를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100만 달러를 얘기하는 것은 니퍼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니퍼트와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몸값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게다가 니퍼트의 에이전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꺼리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이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구단을 상대로 때로는 능구렁이 같을 정도로 노련한 협상을 벌여 선수 몸값을 높이기로 유명하다.
두산에 따르면 몸값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협상이 지리멸렬해진 상황에서 린드블럼 카드가 급부상했고, 린드블럼 측과 대화가 거침없이 진행됐다.
결국, 니퍼트 측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두산은 린드블럼과 손을 잡았다.
kt 역시 니퍼트와 이면 계약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kt 관계자는 "계약 금액은 발표한 그대로 100만 달러"라며 "물론 성적에 따른 옵션은 제외한 금액이지만, 옵션의 비중이 크지 않아 사실상 100만 달러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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