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트윗서 트럼프에 맞서 '법무부·FBI 독립성 수호' 촉구

입력 2018-01-04 04:14
코미, 트윗서 트럼프에 맞서 '법무부·FBI 독립성 수호' 촉구

"독립적인 법무부·FBI가 자유에 필수…지도자들 목소리 어디 있나"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3일(현지시간) 법무부와 FBI의 독립성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스캔들과 힐러리 캠프의 이메일 스캔들 등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가 불공정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들의 공격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반격을 요구한 셈이다.

코미 전 국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독립적인 법무부와 FBI가 우리의 자유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아는 모든 지도자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말하는 것뿐 아니라 말하지 않는 것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발언을 인용했다.

사법기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는 만큼 행동에 나서달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에서 '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비판하고 법무부를 '딥 스테이트(Deep State)'로 규정하며 코미 전 국장을 거론하는 등 연일 사법당국의 수사에 개입하려 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아슬아슬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딥 스테이트'는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자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을 뜻하는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반개혁 세력인 '딥 스테이트'가 행정부 기밀을 유출하고 '러시아 스캔들'을 허위로 만들어냈으며, 코미도 딥 스테이트의 일원이라고 주장해왔다.



코미의 이번 발언은 과거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다. 이전까지는 상징적인 비유와 간접적인 인용 방식을 활용해왔다.

그는 지난달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할지어다"라는 구약성경 구절을 올렸고, 지난달 31일 신년 트윗에선 "2018년에는 진실과 지속적 가치에 초점을 둔 더욱 윤리적인 리더십을 희망한다"고 말했었다.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끝에 지난해 5월 해임됐다. 6월에는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을 요구하면서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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