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있거라 아우들아" 생뚱맞던 1월 졸업식 이제는 대세

입력 2018-01-03 11:48
수정 2018-01-03 12:15
"잘있거라 아우들아" 생뚱맞던 1월 졸업식 이제는 대세



청주농고 오늘 졸업식…청주 경덕중·서현중 5일 졸업

충북교육청 "내년부터 1월 졸업식·종업식 권장" 공문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일선 학교 졸업식이 빨라지고 있다. 통상 2월에 치르던 졸업식을 1월로 한 달여 앞당기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새 학기를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교원 정기 인사를 서두르는 추세와 맞물려 '1월 졸업식'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청주농고는 3일 교내 농원관에서 제103회 졸업식을 열고 29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가 1월에 졸업식을 하는 것은 1911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 청주농고는 졸업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직원협의회를 거쳐 연초 졸업식을 결정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기업들이 학생 신분보다는 졸업생 신분으로 채용하기를 원한다"며 "3학년 학생들이 빨리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직원협의회에서 논의해 1월 졸업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주 경덕중은 오는 5일 제18회 졸업식을 연다. 1월 졸업식은 이 학교도 처음이다.

학교 측은 "졸업생(216명)들이 상급 학교 진학 준비를 착실하게 할 수 있도록 졸업식을 1월로 앞당겼다"고 말했다.



청주 서현중 역시 이날 졸업식과 종업식을 동시에 한다.

서현중 관계자는 "과거처럼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해 며칠 학교에 나왔다가 졸업하는 것은 수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고교 진학 준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들 학교 외에도 이번 달에 졸업식을 여는 학교가 적지 않지만 아직은 '2월 졸업식'을 치르는 학교가 많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대부분의 학교가 1월에 졸업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8월 개최한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 교장 인사발령을 2월로 앞당기는 방안이 논의됐다.

통상 교원 인사가 2월 중하순에 이뤄지면 새 학년도 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막상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난 뒤에 공문, 회의, 출장, 연수 등 일에 쫓기다 보면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고 학생들과 사제 관계를 맺는 시간이 부족했다.

충북교육청이 교사들에게 교재 연구와 수업 준비 시간을 주고, 일선 학교도 여유 있게 담임 배정과 시간표 작성, 사무 분장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2월 초에 인사를 단행한 배경이다.

교육부는 학사일정 편성의 실질적인 권한을 쥔 교장들만이라도 부임지에서 새 학년도를 준비하도록 내년부터 2월 1일자 인사발령을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2월 교장 인사가 현실화할 것에 대비, 내년부터 1월 졸업식과 종업식을 권장하는 공문을 최근 각급 학교에 보냈다. 교장이 재임 기간 돌봤던 학생들의 졸업을 주관하고 새 학교로 부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월 중에 새 학년도 준비를 마치면 교사들도 여유가 있어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수업과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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