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추자도 전복 어선 선장 과실치사 혐의 적용 검토
무리한 조업 지시·불법조업 위해 V-PASS 끈 정황 등 수사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은 선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부분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추자도 해상에서 전복돼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사고를 낸 203현진호 선장 강모(51)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해경은 강씨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조사를 미뤘으나 이날 오후 강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씨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조업을 지시했다가 사고를 낸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조사 결과, 203현진호(40t)는 추자도 남쪽 해상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4시 15∼20분에 전복된 것으로 추정됐다.
물고기가 가득한 그물을 배 오른쪽에서 양망기로 끌어올리면서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높은 파도를 맞아 뒤집힌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생존 어선 선원 4명도 어획물이 가득한 무거운 그물을 끌어올리면서 배가 기울었다는 점 등 사고 과정을 유사하게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조업 의도를 갖고 항해하면서 어선의 위치를 숨기려고 자동위치발신장치(V-PASS)를 일부러 끈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현진호가 전복된 추자도 남쪽 15㎞ 해역은 저인망 조업이 금지된 곳이다.
해경은 또 사고 선박을 이날 한림항으로 끌어와 인양하고 나서 선박에 대한 감식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사고로 선장 강씨 등 6명은 사고 7시간 만인 오후 11시 33분께 구명벌에 옮겨탄 채 해경에 구조됐으나 이 중 선원 이모(55)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후 숨졌다.
다른 선원 유모(59·제주시)씨와 지모(63·부산시)씨는 실종된 상태다.
제주해경은 사고 해역 주변에 경비함정 11척, 해군 군함 2척, 관공선 8척 등과 항공기 2대를 동원, 이들 실종 선원에 대해 나흘째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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