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남자' 틸도 비트코인 많이 샀다" 소식에 가격 12%↑

입력 2018-01-03 10:29
"'트럼프의 남자' 틸도 비트코인 많이 샀다" 소식에 가격 12%↑

리플 등 군소 화폐 급부상하면서 비트코인 비중은 역대 최저로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거물 투자자 피터 틸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숨에 10% 넘게 뛰어올랐다.

블룸버그가 각국 주요 거래소에서 집계한 데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3일 오전 0시 30분께 1만3천646달러를 보이다가 불과 4시간 만인 오전 4시 22분 1만5천288 달러로 12% 치솟았다.

오전 8시 50분 현재 1만4천815달러로 조금 내리긴 했지만 이날 장중 저점보다 8.5%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급등은 미국의 큰손 투자자 틸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했다는 보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미 동부 시간) 틸이 공동 설립한 벤처 투자사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가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였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매수는 최근 투자 중 여러 건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중 첫 투자는 2017년 중반 시작됐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파운더스펀드는 1천500만~2천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지난해 가격 폭등 덕에 보유액이 수억 달러에 이른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파운더스펀드가 이중 팔아치운 비트코인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파운더스펀드가 2012년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였으며, 매수액이 2천만 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파운더스펀드의 현재 비트코인 보유 가치는 수억 달러에 이르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아직 돌려주지는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포브스 집계 기준 보유자산이 26억 달러(2조8천억 원)에 이르는 틸은 미 대선 기간 실리콘밸리 거물 가운데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의 남자'로 불린다. 그는 페이팔을 창업한 뒤 매각해 큰 부를 쌓았고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각국에서 비트코인 광풍을 감시하는 조치를 강화하면서 범죄 세력이 모네로(monero) 같은 군소 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2014년 등장한 모네로는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범죄 집단이나 돈세탁 일당이 비트코인을 대신할 가상화폐로 주목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모네로 가격은 지난해 11∼12월에 네 배 치솟아 349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가량 올랐다.

군소 화폐가 기승을 부리면서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도 확 줄어들었다.

미 CNBC 방송은 2일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2천318억 달러로 36.1%를 차지해 사상 최저를 보였다고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트코인 점유율은 지난해 초 80%를 웃돌았으나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부상하면서 비중이 줄었다.

실제로 리플은 지난해 3만6천%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달 29일 시총이 863억 달러로 치솟아 이더리움(730억 달러)을 밀어내고 가상화폐 2인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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