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소양강변 메릴린 먼로 동상 논란

입력 2018-01-02 19:26
인제 소양강변 메릴린 먼로 동상 논란

"역사·문학·정체성 있나?" vs "관광객 유입 활성화"



(인제=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인제군 소양강변에 설치된 메릴린 먼로 동상이 논란이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제에 메릴린 먼로의 야한 동상이 세워졌다고 후배가 사진을 보냈다. 먼로가 인제 미군기지에서 위문공연을 한 것을 기념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기념이라고 여기는 설치자들의 수준이 놀랍다"라고 비판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말 인제군 인제읍 소양강변에 메릴린 먼로 동상을 세웠다.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의 하나다.

인제군 인제읍 합강·상동·남북리 소양강변에 산책로, 생태관찰로, 광장,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한 사업이다.

사업비 61억원을 들여 2016년 3월 착공, 2017년 12월 준공했다.

메릴린 먼로 동상은 광장에 설치됐다.

뉴욕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은 영화 '7년 만의 외출' 장면을 형상화했다.

동상 제작·설치에는 약 5천500만원이 들었다.

원주국토관리청은 준공 보도자료에서 관광객 유입 활성화를 위해 '메릴린 먼로의 인제 방문'(1954년 미군 부대 위문공연)을 스토리텔링 했다고 설명했다.

황 소장은 "먼로는 강원도 인제에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미군기지 하나에 온 것뿐이다"라며 "기념물은 집단의 기억인데 과연 메릴린 먼로가 역사성, 문학성, 지역 정체성 등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2일 "인제군이 관광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메릴린 먼로 스토리텔링을 사업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해 설치했다"라며 "좋은 의미에서 공원을 조성했는데, 일부 다른 시각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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