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신년부터 물가 '들썩'…중앙은행, 금리 손 못대고 눈치만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줄인상…언론 "'선거 경제', 물가 부채질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새해를 코앞에 두고 터키 공공요금이 무더기로 인상돼 작년 하반기에 이어 연초에도 물가가 치솟을 조짐이다.
2일(현지시간) 터키 언론에 따르면 새해 전기요금과 도로 통행료 등 공공요금이 인상됐고, 자동차 구입에 부과되는 세금도 올랐다.
터키 정부는 지난달 30일 관보에 전기요금 단가를 평균 8.5% 올린다고 발표했다.
동·서양을 잇는 보스포루스 다리 통행료는 10∼25% 인상됐다.
당국은 환율이 작년 9월 1미달러 당 3.5터키리라에서 작년말 3.8리라 수준으로 급등한 현실 등이 반영돼 요금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율과 직접 관련성이 적은 세금도 치솟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자동차를 살 때 부과되는 세금도 15∼25%가 올랐다.
당초 정부는 40%를 올리려 하다 반발에 인상률을 조정했다.
이밖에 운전면허와 여권 등 공공문서 발급 수수료도 1일자로 상향됐다.
2004년 이래 터키의 연간 물가인상률(CPI)은 2008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는 10% 미만이었고 2012∼2016년에는 6∼8%대를 유지했다.
지난해는 10%를 넘을 것이 유력하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는 "내년 대선·총선을 앞두고 올해 '선거 경제' 국면이 물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의개발당'(AKP) 정부가 소비가 많은 중산층 이상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지지기반인 서민층에 투입하는 재원을 확대하는 정책 기조를 강화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가를 관리해야 할 터키 중앙은행은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 손이 묶였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작년 11월 "중앙은행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금리 인하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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