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공동입장·北선수단 육로입국' 성사되나

입력 2018-01-02 10:28
수정 2018-01-02 14:27
'평창올림픽 공동입장·北선수단 육로입국' 성사되나

남북회담 의제 관심…北응원단 참가 등도 협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힘에 따라 남북 공동 입장과 공동응원단 구성 등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북은 조만간 회담을 열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2일 "어떤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할지 검토중"이라며 "회담이 열리게 되면 선수단 숙소와 방남 경로, 공동 입장, 응원단 문제 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10여 년 만에 개·폐회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이 가능할지 관심이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주요 국제대회마다 공동 입장을 했지만 2007년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다.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하강 곡선을 그린 것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

북한 선수단의 육로 방한이 가능할지도 주목된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은 공개적으로 북한 선수단이 금강산 육로를 통해 입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인 지난해 1월 "북한 선수단과 임원단이 육로나 철로로 내려오는 등 특별히 의미 있는 구체적인 평화의 상징으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은 회담에서 응원단 파견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북한이 응원단을 남쪽으로 보낸 것은 3차례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288명),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303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124명) 등이다.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로 남북관계가 상당히 좋았던 시기다.

북한의 이른바 '미녀 응원단'은 방남 때마다 빼어난 외모와 독특한 율동으로 미디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응원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포함됐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도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을 파견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북한의 동계스포츠 전력이 하계 종목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데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우리 국민의 대북 감정이 악화한 점 등을 이유로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꺼릴 수 있다.

반면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최대한 선전하기 위해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남북이 공동으로 응원을 진행하며 '남북화합'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응원단 파견이 결정된다면 크루즈를 통해 속초항으로 들어오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도 북측 응원단은 '만경봉'호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고 이를 숙소로도 사용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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