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미투'…노르웨이 제1야당 부대표 성추행 의혹에 사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제1야당인 노동당은 성희롱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트론 기스케(51) 부대표가 당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요나스 가흐르 스토에레 노동당 대표는 "당에 부담이 가는 상황과 이번 사건의 성격 등을 감안해 기스케 부대표가 당분간 부대표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흐르 스토에레 대표에 따르면 여러 명의 여성이 기스케 부대표가 '원하지 않는 성적 접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동당 위원회는 화요일에 회의를 열고 이번 상황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스케 부대표는 그러나 최근 그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가장 심각한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병가 중인 그는 지난 월요일 당직 등에서 당분간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이번 혐의 제기에 대해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기스케 부대표는 노동당 정권 시절 산업부와 문화부, 교육부 장관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노동당 경제정책 관련 수석 대변인도 맡아온 그는 의원직은 유직하기로 했다.
기스케 부대표의 당직 후퇴는 최근 여러 나라에서 여성들이 성희롱과 추행 등의 사실을 공개하면서 정치인과 기업인 등이 물러난 '미투' 캠페인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미투'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이 일파만파를 일으키며 시작됐다.
뒤이어 여성들이 앞에 나서 피해 사례를 스스로 폭로했고, 재발방지를 위한 여성들의 구체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달 초 '올해의 인물'에 성희롱·추행·폭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 운동을 촉발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선정됐다고 밝히고 이 여성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로 명명했다.
타임 표지 사진에는 와인스틴의 성추문 피해자인 영화배우 애슐리 저드를 비롯해 우버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포함됐다.
노르웨이의 이웃국가인 핀란드에서는 지난달 19일 민족주의 핀란드당(Finns Party)의 부대표가 국회에서 다른 의원을 희롱했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과거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에서 포르노 사진 등이 발견되는 등 성추문 의혹을 받아온 데미언 그린 영국 부총리 역시 지난달 중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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