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원숭이·삽살개 다 모였네"…속리산 이색바위들

입력 2018-01-02 09:50
"고릴라·원숭이·삽살개 다 모였네"…속리산 이색바위들

기암괴석 지대…사람 얼굴·솥뚜껑 바위도 '눈길'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우리나라 팔경 중 한 곳인 속리산은 작은 금강산(小金剛山)이라고 불린다.

화강암과 변성퇴적암이 날카로운 봉우리를 이루거나 깊은 계곡을 형성한 데다, 불쑥불쑥 솟아오른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이어져 붙여진 이름이다.



등산객이 주로 찾는 해발 1천54m의 문장대(文藏臺) 역시 거대한 바위 봉우리다. 이 산 기암괴석 속에는 희귀한 형태의 바위도 여러 개 있다.

비로산장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왼쪽 절벽에는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과 흡사한 모습의 '원숭이 바위'가 있다.

2개의 큰 눈과 불룩 튀어나온 이마, 뭉뚝한 코 등이 영락없는 원숭이 얼굴이다. 갸름한 얼굴 밑에는 주먹을 움켜쥔 듯한 손 모양도 보인다.

이곳과 천왕봉 사이 암석지대에 자리 잡은 '고릴라 바위'도 눈길을 끈다. 고릴라가 웅크리고 앉아 산 아래쪽을 응시하는 듯한 모습이다.

세심정∼문장대 사이 작은 암자(중사자암) 부근에는 삽살개 모양 바위도 있다. 약 4m 높이의 이 바위는 누런색 빛이 돌아 오래 전부터 '황금 개 바위'로 불린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 얼굴 모양의 희귀바위도 여럿이다.

화북지구에서 묘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미타사 옆에는 눈을 지그시 감고 사색에 잠긴듯한 모습의 '장군 바위'가 있고, 묘봉에서 상학봉으로 오르는 중간에는 대만의 '퀸 해드'를 닮은 '여왕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속리산의 굵은 능선이 흘러내려 백악산 쪽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솥뚜껑 바위'도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솥뚜껑 손잡이를 빼닮아 사진촬영 명소로 꼽힌다.

이밖에 문장대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점의 '작은 문장대'로 불리는 바위 절벽 모양은 한반도 지도를 빼닮았다. 문장대 정상에서 굽어보면 생김새가 더욱 선명하다.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황금 개 바위 등 속리산 희귀 바위를 찾아보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이라며 "대부분 탐방로 주변에 자리잡고 있어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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