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세계랭킹 1위' 윤성빈 "두쿠르스만 신경 쓸 시기 아냐"

입력 2017-12-30 11:38
달라진 '세계랭킹 1위' 윤성빈 "두쿠르스만 신경 쓸 시기 아냐"

월드컵 6차 대회 앞두고 출국…"평창서는 어떨지 나도 궁금하고 기대돼"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두쿠르스만 계속 보고 가야 할 시기는 아닌 거 같아요. 선수보다는 평창 트랙을 신경 쓰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썰매 불모지' 소리를 듣던 한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까.

대회 개막이 41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현재, 한국의 '올림픽 썰매 금메달' 가능성은 희망적이다.

그 중심에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23)이 있다.

윤성빈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내년 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6차 대회가 열리는 독일로 출국했다.

5차 대회를 마치고 조용히 귀국해 짧은 휴식을 취한 '세계랭킹 1위' 윤성빈의 출사표는 과거와 달랐다.

그는 "두쿠르스만 신경 쓸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는 지난 시즌까지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킨 '스켈레톤 황제'로, 윤성빈이 평창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려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거대한 벽이었다.

윤성빈은 과거 입출국 기자회견이나 평창에서 한 인터뷰에서 어김없이 두쿠르스에게 존경심을 드러내며 '열심히 노력해서 그를 넘어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시즌 들어 윤성빈은 마침내 두쿠르스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스켈레톤에서 2017년은 윤성빈의 해였다.

그는 지금까지 열린 이번 시즌 5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두쿠르스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땄다. 3차 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다.

윤성빈은 "시즌 개막 전 예상한 것보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지금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두쿠르스를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만큼, 이제는 경쟁자이자 우상이었던 두쿠르스만 생각하지 않고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공략법에 집중하기로 했다.

윤성빈은 시즌 개막 전인 10월 평창 트랙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당시에는 가을이라 인위적으로 트랙의 얼음을 얼려서 썰매를 탔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2월의 얼음 상태는 당시와 매우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윤성빈은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리는 6차,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리는 7차 월드컵만 치른 뒤 귀국할 예정이다.

평창 트랙에서 한 번이라도 더 훈련하기 위해 독일 퀘닉세에서 열리는 8차 월드컵은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윤성빈은 "현재는 (스스로한테) 아주 만족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트랙에서는 좋은데 평창에서는 어떨까'하고 궁금하기도 하면서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올림픽 금메달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준비돼 있지는 않은 거 같다"며 "올림픽에서 '홈 이점'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기보다 어느 트랙에서 경기해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게끔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황금 개띠'의 해다.

개띠인 윤성빈은 "내가 황금 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설 기간에 올림픽 스켈레톤 경기가 열리는데, 기분 좋은 명절에 기분 좋은 결과를 전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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