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자주국방' 더이상 구호 아니다…국방비 계속 증액"

입력 2017-12-30 10:23
차이잉원 "'자주국방' 더이상 구호 아니다…국방비 계속 증액"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군의 잇따른 무력과시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국방비 예산을 늘리기로 하고 자주국방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30일 대만 연합보(聯合報)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대만의 국책 방산연구소인 중산(中山)과학연구원에서 연두 담화발표를 대신한 기자회견을 갖고 "매년 국방예산을 합리적 범위안에서 꾸준하게 증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주국방은 더이상 구호가 아니며 우리가 매일 전력으로 실행해야 할 일상적 업무"라며 무기개발이 대만의 중차대한 과제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2020년까지 신형 고등훈련기 개발을 마치고 시험 비행을 실현하는 것이 국기국조(國機國造·자국 전투기의 직접제조)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아울러 한반도 주변의 긴장고조와 동중국해·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과 함께 대만해협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과 빈번한 군사활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이 2015년 취임 이후 '하나의 중국'을 핵심으로 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양안관계는 냉각 상태에서 당국간 교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군은 해군 함정과 전폭기, 전투기를 동원해 대만 주변을 에워싸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군 통계에 따르면 중국군은 올해 들어 대만 주변에서 모두 16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차이 총통은 미국으로부터 첨단무기 구매를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정부와 구매품목 명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만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거나 양안관계를 악화시킬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에 대한 그 어떤 무력동원 가능성도 중국 최고지도자의 머리 속에 있어서는 안된다"며 "양안문제는 결코 군사무력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안 현상유지는 민진당 정부의 변치 않은 입장"이라며 양안관계는 폭주하지도, 경색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만인들은 안심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안간 고위급 교류가 중단됐지만 다른 방면의 교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양안은 기본적으로 안정적 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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