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용률, 美 유료방송 따라잡아…대체 임박?
PWC 조사서 73%씩 기록…"기존 TV 넘지 못할 것"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에서 인기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케이블 등 유료 방송(Pay TV)의 사용률을 완전히 따라잡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절반가량 이용자가 넷플릭스와 유료방송을 함께 활용하는 상황이지만, 곧 넷플릭스가 종전 TV를 대체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결과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성인 사용자(18∼59세) 1천986명을 조사해 이런 결과를 최근 보고서로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넷플릭스와 유료방송의 구독률은 각각 73%로 같았다.
PwC는 넷플릭스와 유료방송을 동시 구독하는 비율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단순 계산으로는 최소 46%가 넷플릭스와 유료방송을 함께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료방송의 최대 강점은 스포츠 콘텐츠였다. 유료방송 구독자 중 82%는 스포츠 생중계를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워서 해당 방송의 소비를 줄이거나 끊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을 스포츠 팬이라고 밝힌 답변자 중 유료방송을 쓴다는 비율은 81%에 달했다. 스포츠가 그나마 전통 TV에 시청자를 잡아 두는 '효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PwC는 TV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본 적이 있는 사람의 연령별 비중도 밝혔다. 가장 디지털 친화적인 18∼24세는 TV 프로의 온라인 시청률이 87%였고 25∼34세 층은 90%에 달했다.
35∼49세의 온라인 시청 경험률은 78%, 50∼59세도 63%였다.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모국인 미국에서 저렴한 가격과 탁월한 볼거리 등을 내세우며 인기를 얻었다.
넷플릭스의 표준 풀HD 상품은 월 구독료가 10.99달러(1만1천700원)로, 월 59.99달러인 컴캐스트의 140채널 TV 상품보다 훨씬 싸다. 또 유행을 선도하는 자체 드라마·예능·영화인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대거 선보이며 콘텐츠 경쟁에서 케이블을 압도했다.
월정액만 내면 광고를 볼 필요가 없고 거실 TV,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서 언제나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PwC는 넷플릭스가 종전 방송보다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청자가 딱히 볼 콘텐츠가 없을 때 TV 채널을 돌리며 새 프로그램을 찾는 습관이 아직 강해 종전 TV가 입지를 지킬 공산도 작지 않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사용자별로 콘텐츠를 추천해주지만, 서비스를 켜면 바로 정해진 편성에 따라 방송이 나오는 기능은 없다.
한국에서 넷플릭스는 서양 드라마 마니아가 주로 보는 비주류 서비스다. 미국과 달리 1만 원대의 국내 유료방송 상품이 많고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