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캄보디아를 확실한 우군으로…"미국·EU 대신 총선 지원"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중국이 내년 7월 총선을 앞둔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의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야당 탄압을 비판하며 제재에 나선 틈을 타 중국이 지원군을 자처한 것이다.
29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 총선 실시에 필요한 투표함과 컴퓨터 등 30여 개 품목을 기부한 데 이어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의 이런 지원은 미국과 EU가 제1야당 없이 치러지는 캄보디아 총선의 적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지원 계획을 보류한 이후 이뤄졌다.
애초 계획한 5천200만 달러(555억 원)의 총선 예산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선관위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9월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 켐 소카 대표를 반역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11월 CNRP를 같은 이유로 해산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반국가 세력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밝혔지만, 서방국가와 국제 인권단체는 32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훈센 총리의 집권 연장 행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캄보디아 인사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한 미 국무부는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EU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중국은 "국가 안보와 안정을 위한 캄보디아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훈센 총리 편을 들고 있다.
중국의 경제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동남아가 얽힌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중국 입장을 지지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돈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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