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서 3∼4세기 비화가야 목곽묘 첫 확인

입력 2017-12-28 19:24
경남 창녕서 3∼4세기 비화가야 목곽묘 첫 확인

창녕 이방면 소장미마을 고분군서 목곽묘 10기, 석곽묘 14기 확인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창녕군은 이방면 초곡리 소장미마을 고분군에서 3∼4세기 비화가야(非火加耶·가야의 또 다른 부족국가) 목곽묘(木槨墓)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목곽묘는 무덤 구덩이에 나무곽을 짜서 넣고, 그 안에 다시 시신을 담은 관이나 토기 등 부장품을 안치한 무덤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발굴 조사했다.

재단은 고분군 중심부에서 3∼4세기 목곽묘 10기와 6세기 석곽묘 14기를 확인했다.

목곽묘는 묘 간 중복 조성과 다음 시기의 무덤인 석곽묘가 그 위에 조성되면서 많이 파괴된 상태다.

규모는 길이 3∼4m, 너비 0.9∼1.8m다.

내부에 철모(鐵矛·쇠로 만든 창)와 철촉(鐵鏃·쇠로 만든 화살촉) 등 철제 무기류와 토기류 등이 남아있어 이 지역 비화가야의 이른 시기 무덤과 유물양상을 알 수 있다.



석곽묘(石槨墓)는 판돌을 사용해 덧날을 짰다.

석곽묘 내부에서는 뚜껑이 있는 굽이 높은 접시인 유개고배(有蓋高杯) 등 토기류와 이식(耳飾·금이나 은으로 만든 귀걸이) 등이 여러 점 출토됐다.

일부 석곽묘에서는 집게와 대·소망치, 모루(쇠 받침대) 2개 등 단야구(鍛冶具·철기를 제작하는 각종 도구)가 다수 나왔다.

단야구는 기존 창녕 계성고분군(경남도 기념물 제3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에서도 출토된 바 있지만 다양한 구성을 갖춰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역L' 자형 모루는 출토 예가 드문데 일본 나라 현에서 확인된 것과 유사한 형태여서 앞으로 면밀한 비교검토가 필요하다고 창녕군은 강조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다양한 단야구 세트는 당시 철기 제작자들이 매우 섬세한 단조기술을 가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창녕지역에서는 대지면 석리 일원에서 수습된 두형토기(豆形土器)를 통해 비화가야 이전 고대 정치체에 대한 가능성만 제기되었을 뿐, 이를 입증해줄 자료가 빈약한 편이었다"며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목곽묘는 창녕이 진한 12국의 하나인 불사국에서 비화가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밝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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