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의 무서운 '형제·자매'…한국 '정씨 형제'도 올림픽 데뷔
남자 500m '형제 2연패' 노리는 뮐더르 형제…팀추월 강자 다카기 자매
정재원·정재웅 형제 나란히 첫 올림픽 출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는 나란히 메달에 도전하는 형제·자매 선수들이 여럿 있다.
네덜란드의 단거리 강자 미헐·로날트 뮐더르 형제부터, 끈끈한 호흡을 과시하는 일본의 다카기 나나·미호 자매, 그리고 이번에 나란히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정재웅·재원(이상 동북고) 형제까지 '무서운 형제·자매들'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 남자 500m 정상 바통 터치 노리는 뮐더르 형제
네덜란드의 미헐 뮐더르(32)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모태범(대한항공)의 올림픽 2연패를 저지했다.
당시 네덜란드의 얀 스메이컨스가 은메달, 미헐의 쌍둥이 형제인 로날트 뮐더르가 동메달을 차지하며 '오렌지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미헐을 주춤했으나 로날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로날트 뮐더르는 이번 시즌 4차례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성적을 합산한 남자 500m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헐은 최근 열린 네덜란드의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500m 6위에 그쳐 출전권을 얻지 못했지만 로날트는 가장 먼저 골인하며 형 대신 500m 정상 등극을 노린다.
로날트가 평창에서 500m 금메달을 거머쥐면 '뮐더르 형제 2연패'가 가능해진다.
미헐은 500m 타이틀 방어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1,000m에선 출전권을 확보해 평창에 오게 된다.
◇ '환상의 자매 호흡' 일본 다카기 자매
다카기 나나(25)와 미호(23) 자매는 500m·1,000m 강자 고다이라 나오와 더불어 최근 몇 년간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보여준 무서운 상승세를 주도하는 선수들이다.
이번 시즌 월드컵 4개 대회 성적을 합산한 랭킹에서 동생 미호는 1,500m 1위, 1,000m 2위, 3,000m와 5,000m 6위를 차지해 500m와 매스스타트를 제외한 개인전에서 모두 메달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언니 나나는 1,500m 22위, 3,000m 14위, 5,000m 10위로 역시 여러 종목에서 출전권을 확보했다.
두 선수는 특히 함께 링크에 설 때 위협적이다.
김보름(강원도청)은 지난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두 자매가 협공을 뚫고 정상에 올랐으나, 이어진 삿포로 동계올림픽에선 사토 아야노까지 가세한 3인 협공 속에 김보름에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평창올림픽에선 자매 가운데 다카기 나나만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만, 단체전인 팀 추월에서 자매가 한 팀을 이뤄 세계 정상을 노린다.
다카기 자매와 사토 아야노가 한 팀을 이룬 일본 여자 팀추월 팀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 평창 함께 밟는 '고교생 형제' 정재웅·정재원
한국팀에도 올림픽 무대를 함께 밟는 형제 스케이터가 탄생했다.
동북고에 재학 중인 정재웅(18)과 재원(16)은 지난 10월 월드컵 파견선수 선발전을 나란히 통과한 데 이어 월드컵에서 올림픽 출전권도 수확해왔다.
형 재웅은 1,000m에서 26위를 차지해 36위까지 주어지는 출전권을 확보했고, 재원은 매스스타트에서 7위, 팀추월 팀 일원으로 4위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정식 국가대표 자격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특히 정재원은 대선배인 이승훈(대한항공)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1차 월드컵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고, 매스스타트에선 금메달을 딴 이승훈에 이어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란히 빙상에 입문한 재웅·재원 형제는 동지로서 힘든 훈련과 부상을 함께 극복했다.
뮐더르 형제, 다카기 자매와 달리 주력 종목이 달라 같은 종목에서 경쟁하거나 호흡을 맞추진 못하지만 각자의 종목에서 '막내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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