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엑스포93 영광 재현…부활하는 대전엑스포과학공원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스튜디오큐브 완공…랜드마크 사이언스콤플렉스도 첫삽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대전으로 집중되던 시기가 있었다.
'새로운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의 국제박람회 '대전엑스포 93'이 열린 1993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전 세계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저력에 감탄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200여개가 참가해 첨단기술을 선보였고, 외국에서는 60여개국과 유엔 등 33개 국제기구가 엑스포에 참가했다.
93일 간 열린 대전엑스포 관람객이 1천400만명에 이른다.
관람객들은 홀로그램, 자기부상열차, 갈락티파스, 뉴로컴퓨터 등 첨단과학기술과 촉각예술전, 테크노아트전, 리사이클링 특별미전, 각국의 민속축제 등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30∼40대가 된 당시 중·고등학생들은 엑스포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자기부상열차 등을 보기 위해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처음 참가한 지 100년 만에 개발도상국 최초 박람회 개최국이 됐다.
화려함이 깊어질수록 그림자도 깊다는 말처럼 엑스포가 폐막하자 부지 활용방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와 대전시는 엑스포가 열린 유성구 도룡동 일대를 과학공원으로 재단장했지만, 엄청난 규모의 과학공원을 관리하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20여년 간 엑스포과학공원은 대전시의 애물단지였다.
개발하자니 엑스포라는 상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그대로 두자니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2011년 엑스포 과학공원을 과학·문화·여가가 숨 쉬는 대전의 대표 랜드마크 시설로 만들고 시민의 복합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겠다며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시작했다.
엑스포과학공원 59만2천494㎡의 터에 2021년까지 1조2천767억원(국비 5천606억원·시비 979억원·민자 6천182억원)을 투입해 시민의 복합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시는 전체 부지 20%를 엑스포 기념존으로 조성해 엑스포과학공원이 가진 상징성을 유지하면서 첨단영상산업, 국제전시컨벤션, 기초과학연구원, 사이언스콤플렉스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말 현재 엑스포 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 영화 제작시설이 들어선 데 이어 대형 국책연구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복합 업무 쇼핑시설에다 국제 전시컨벤션 건립이 추진되는 등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의 핵심이자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지난 19일 첫 삽을 떴다.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지하 4층·지상 43층에 건물면적 27만1천336㎡ 규모의 타워와 판매시설(백화점) 등으로 구성됐다.
2021년 준공을 목표로 6천여억원이 투입되는 사이언스콤플렉스는 과학·문화 체험시설, 호텔, 근린생활시설 등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영화 제작시설인 스튜디오큐브도 들어섰다.
이 시설은 국내 최대 스튜디오를 비롯해 병원, 법정, 교도소, 공항 등이 재현된 특수 스튜디오 등 총 6개 스튜디오, 야외 촬영장, 미술센터 등을 갖췄다.
과학벨트의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도 1단계 공사를 곧 마무리하고 새해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IBS는 본원을 내년 1월 전민동에서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신축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본원 신축·입주를 계기로 세계적인 우수 과학자의 유치·육성과 글로벌 연구협력체제 강화, 중이온가속기의 성공적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인근의 대전무역전시관도 대규모 전시와 회의가 가능한 국제전시컨벤션센터로 탈바꿈한다.
시는 최근 과학공원 내 무역전시관 터에 세워질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건축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시는 이곳에 945억원을 투입해 전시장, 다목적홀, 주차장, 편의시설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할 방침이다. 2021년 6월 준공 목표다.
시 관계자는 "엑스포과학공원이 과학과 문화, 비즈니스와 오락, 쇼핑이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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