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증시결산] 대기만성 코스닥…바이오 타고 '800' 하이킥
올해 상승률 26.44%로 코스피 능가…7년만에 시총 2.8배 불어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코스닥 시장이 2017년을 뜨겁게 마무리했다. 상반기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털고 4분기에 급등하면서 10년 만의 최고치인 800선에 발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일부 바이오 종목이 급등세를 타면서 과열·거품 논란이 뒤따랐다.
28일 코스닥지수는 작년 말 종가(631.44)보다 26.44% 오른 798.42로 한 해 동안의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2007년 11월 6일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올해 상승률은 '형님'인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21.8%)을 앞섰다.
2017년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282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올 한 해 무려 40.3%나 증가했다. 2010년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98조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7년 만에 덩치가 2.8배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의미다.
올해 중반까지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를 지키던 카카오[035720]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는데도 전체 시총 증가 폭이 컸던 것은 잇따른 우량기업의 상장 영향이 컸다.
올해 스팩, 스팩합병, 재상장 등을 포함한 코스닥시장 신규상장사 수는 99곳에 달한다. 작년(82개사)보다 20.7% 증가했다.
올해 코스닥시장 전체 공모액은 3조5천억원으로 작년보다 60.4%나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올 초만 해도 600선도 위태로웠다. 3월 3일 종가는 600.73이었고, 당시 장중에는 500대까지 밀려나기도 했었다.
대선 이후에도 600대에 갇혀 등락하던 코스닥지수는 추석 연휴 직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역대급' 한 해를 향한 등정을 시작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데다, 연기금이 코스닥에 투자를 확대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닥이 달궈지기 시작했다.
11월 20일은 785.32를 찍어 2015년 이후 묵혀뒀던 전고점(782.64)을 돌파했다. 11월 24일에는 장중 800선을 넘어섰다.
작년 대비 감소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월 이후 코스닥지수의 상승과 함께 증가하면서 11∼12월에는 6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3천900억원 수준이었고, 2017년 전체 거래대금도 3조6천900억원 정도다.
가파른 지수 상승을 주도한 것은 시총 상위 바이오주였다. 한미약품[128940] 불성실공시 사태 이후 침체됐던 제약·바이오주가 2017년에는 시장 주도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바이오종목이 속한 코스닥 기타업종은 올해 68.16% 올랐고, 제약업종도 59.33%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사 중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신라젠[215600], 티슈진[950160], 메디톡스[086900], 바이로메드[084990], 휴젤[145020] 등 7개사가 바이오·제약 업종이며, 이들의 시총은 전체 시장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내 비중이 크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이익이 없는 신라젠이 신약 개발 기대감 만으로 올해 605% 치솟고, 올해 갓 상장한 티슈진의 시가총액(3조1천억원)이 국내 매출 1위 제약사 유한양행[000100](2조6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과열·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의 대형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코스닥150지수는 올해 51.0% 상승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수익률(26.4%)보다 24.6%포인트나 높았다.
이에 따라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대금은 작년보다 137%나 증가했고, 지수선물 계약 수도 143% 증가했다고 한국거래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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