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김동욱 "행복한 가정 꾸리는 게 인생 목표"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김동욱(34)은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신과 함께' 배우들이 가입한 단톡방부터 확인한다. 전날의 흥행 스코어와 관련 기사들을 공유하는 곳이다.
2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욱은 "스코어를 확인하면서 다들 놀라면서 행복해한다"면서 "하지만 아직 영화가 끝난 것이 아니어서 다들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동욱은 '신과 함께'로 인생작을 만났다.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그가 사실상 주인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욱은 그런 평가에 대해 "너무 쑥스럽고 선배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차)태현이 형님이 고군분투하면서 먼저 감정을 쌓아주셨다. 제 역할이 클라이맥스에 위치해 덕을 본 것 같다"며 자신을 낮췄다.
김동욱은 제대를 2주 앞두고 총기 오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뒤 원귀로 변하는 수홍역을 맡았다. 그로 인해 형인 소방관 자홍(차태현)의 저승 재판 길도 엉망이 된다.
김동욱은 분노와 연민, 슬픔 등을 오가는 폭넓은 감정 연기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드라마에 굴곡을 만들고, 긴장과 감동을 불어넣는다.
특히 그가 엄마의 꿈에 나타나 엄마와 재회하는 장면은 하이라이트다.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아 '폭풍 눈물 구간'으로 불린다.
"클라이맥스로 가기 위해 원귀였을 때도 분노의 수위를 조절하며 연기했습니다. 수홍은 어머니한테 큰소리치지만, 사실은 15년 동안 가장 역할을 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인물이에요. 감독님께서는 자기 삶에 대해 연민에 빠지지 않으려는 강인한 아들이 마지막에 엄마 앞에서는 아이가 우는 듯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셨죠."
수홍 가족의 설정이 너무 비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행복은 상대적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가 느꼈던 행복의 순간을 들려줬다.
"배우를 하면서 성격이 감성적이면서 예민하고 섬세하게 바뀌었어요. 그래서 사소한 순간에 굉장히 행복하기도 하고, 때로는 별것도 아닌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함께 사는 친여동생에게 문자를 받았을 때 행복했어요. '오빠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해서 눈물이 났다'고 보냈는데, 울컥하더라고요."
김동욱은 이 작품에서 얼굴이 진흙으로 뒤덮인 원귀 모습으로 더 많이 등장한다. 그는 "원귀는 분장이 아니라 100% 컴퓨터 그래픽(CG)"이라며 "실제 촬영 때는 얼굴에 점을 찍고 연기했다"고 들려줬다.
김동욱은 2007년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진하림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또 김용화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영화 '국가대표'와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하녀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타고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그는 "뮤지컬을 할 때 100번 공연하면 100번 모두 녹음해서 매일 두 시간 반 동안 모니터를 했다"면서 "오늘 나에게 실망한 관객이 있다면, 내일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신과 함께'를 찍으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도 더욱 애틋해졌을 법하다.
"일 때문에 혹은 감정에 치여 힘들 때 가장 곁에서 흔들리지 않고 저를 잡아주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생각을 어느 순간 했습니다. 그 뒤부터는 귀향하신 부모님께도 자주 연락을 드리는 편입니다. 제 인생의 목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겁니다. 요즘엔 아들과 친구처럼 영화 보러 다니는 (차)태현이 형님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는 배우로서도 포부도 들려줬다.
"어렸을 때부터 안성기 선배님을 좋아했습니다. 쉬지 않고 연기하면서도, 동료 배우들에게 따뜻하고, 같이 한번 꼭 작업해보고 싶은 그런 배우시죠. 저도 그렇게 달려가 보고 싶습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