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포 사격장 어등산 개발 민자 공모…12년 허송세월 끝나나
판매시설 면적 대폭 축소…투자자 나타날지 미지수
4월까지 사업계획서 받고 5월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시가 현안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2005년 첫 삽을 뜬 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한 민자유치사업인 만큼 사업자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광주시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 의향서'를 내년 2월 28일까지 접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세부적인 사업계획서를 4월 말까지 받은 뒤 평가심의위원회를 구성, 5월 중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선정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위해 별도 시민평가단을 구성, 평가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민자공모 대상 면적은 조성된 골프장을 제외한 41만7천531㎡다.
이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에 각종 유원지와 휴양시설, 호텔,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수년이 걸린 불발탄 제거와 경기불황, 민간업체 자금난, 공공시설 개발부담에 따른 수익성 결여까지 겹쳐 10년이 넘도록 골프장 조성 이외에는 전혀 진척이 없다.
시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용역과 민간위원회 구성 등을 거쳐 민간개발 방식을 전제로 숙박시설 축소·상가시설 확대 등을 결정했다.
숙박시설은 14만5천여㎡에서 10분 1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상가시설은 2만4천여㎡에서 12만9천㎡로 5배 이상 늘렸다.
이 과정에서 중소상인 관련 단체 등이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위한 꼼수라며 반대했다.
수차례 협의 끝에 시는 핵심인 판매시설을 애초 면적대로 하기로 대폭 양보하고 공모에 나섰다.
시가 일부 시민단체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의 눈치만을 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공모에서 민자유치 핵심이 될 판매시설 면적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만큼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수년간 투자와 개발이 지연됐던 이유도 상가 등 이른바 돈이 되는 판매시설이 부족했다는 점은 용역에서도 이미 제기됐다.
특히 민간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땅값만 600억원대에 달하고 개발비용까지 더하면 수천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공모가 사실상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올해를 넘기기 전에 공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공모가 본격적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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