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9일 본회의' 극한대치…연내 민생법 처리 무산되나
민주, 29일 본회의 제안에 한국·국민의당 반발…개의 정족수 난망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배영경 설승은 기자 = 여야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정면 충돌하며 연내 민생현안 처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2월 임시국회 '빈손종료'가 현실화하며 감사원장과 대법관 공석 장기화는 물론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등 일몰법을 비롯한 민생입법 통과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본회의 마지노선으로 상정한 29일까지는 하루를 남겨놓은 만큼 여야가 막판 담판을 통해 극적으로 절충점을 마련할 여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도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긴급회동 등 다각도 접촉을 통해 민생입법의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노력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견은 이견대로 원내 지도부간 효과적 논의를 더 이어가고 시급한 민생현안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분리 처리해 나가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각 정당의 주장과 이것의 관철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과 국민"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안건을 우선 처리함으로써 국민이 걱정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을 걱정하는 정치를 만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잇달아 반기를 들고 나섰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이 민생법안 운운하며 비열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며 "요근래 민주당과 청와대의 공작 정치가 도를 너무 지나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개헌특위 연장과 기타 사안을 분리하자는 언급은 국회 본회의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문재인 관제 개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최악의 정치 꼼수"라며 "한국당은 우 원내대표의 분리처리 제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한국당을 고의적으로 '패싱'하려는 공작정치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못박았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회견을 통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한국당을 끌어들여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제1야당을 패싱하는 그런 꼼수를 갖고 하는 국정운영에는 협조할 수 없고 그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배제하고 개헌 논의를 꼬이게 하는 것은 집권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며 "민주당의 태도가 안바뀌면 만나는 게 의미없고, 국회의장도 국민의당이 반대하는데 내일 본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태도변화를 압박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까지 반발하면서 여야가 극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연내 본회의 개최를 밀어붙이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게 됐다.
이에 따라 본회의 소집의 마지막 열쇠를 쥔 정세균 국회의장 역시 고심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애초 이날 중 각 교섭단체에 본회의 개최를 통보해 합의를 압박한 뒤, 여야가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채 민주당과 국민의당만으로 본회의를 여는 방안까지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상황을 봐야하지만, 국민의당이 반대하고 나서면 국회의장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반발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여권 일각에선 일단 국민의당 일부를 각개격파식으로 포섭해 본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족수를 충족시키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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