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면접·막말 논란' 국립대 교수 군대처럼 학사운영(종합)

입력 2017-12-28 13:15
수정 2017-12-28 13:34
'갑질 면접·막말 논란' 국립대 교수 군대처럼 학사운영(종합)



교통대 교수 신입생 입학 두 달 전부터 합숙시키며 강제학습

교육부 현장점검…"사안 파악하고 자체감사 진행상황 확인"

(충주·세종=연합뉴스) 고유선 전창해 기자 = 입시 면접에서 인권 침해성 막말로 논란을 빚은 한국교통대 교수가 학사운영도 상식에서 벗어나 전횡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학교 측은 진상 규명과 함께 엄정한 문책을 약속하며 공식 사과했고, 교육부는 현장점검에 나섰다.



28일 교통대에 따르면 이 학교 항공 관련 학과 A 교수는 신입생들을 입학 두 달 전부터 소집해 합숙을 시켜왔다. 군(軍) 장학생 합격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인데 사실상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한 강제학습이었다.

학생들이 A 교수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취지의 서약서도 썼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과장을 맡은 A 교수는 영관 장교 출신으로 학사운영을 마치 군대처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면허가 있는 재학생을 운전병처럼 부리거나,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당한 지시라고 여기면서도 군 장학생 선발과 장교 임관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재학생들의 전언이다.

A 교수는 입학 전에 소집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지난달 말 치러진 이 대학 최종 입시 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성 막말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 영상에서 A 교수는 수험생에게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용모를 노골적으로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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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남자아이들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이라며 가정환경을 비하하는가 하면, 수험생이 사는 곳을 두고 "옛날에는 빈민촌이라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었다"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수험생에게는 "합격시켜주면 방망이를 하나 가져와.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는 전제 조건으로"라며 합격 조건이 구타를 견뎌내야 한다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

이 대학 항공 관련 학과는 1차 서류 전형에서 특성화고와 여성은 D, E 등급인 20점 내외로 분류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어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성차별 논란에도 휩싸였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가족 상황·용모·출신 지역 등에 따라 특정인을 불리하게 대하는 걸 평등권 침해 차별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대학의 면접 유의 사항 지침에서도 금지된 사항이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총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A 교수를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했다.

학교 측은 사과문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기된 모든 사안을 포함해 입학 전형 전반에 걸쳐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부당한 사항은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대는 이날 자체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도 직원 2명을 교통대에 파견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교통대 자체감사가 공정하고 바르게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교통대가 감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교육부 조치는) 이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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