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 구개열-구순열아 출산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간질, 편두통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topiramate)를 임신 초기에 복용하면 구개열 또는 구순열 아기(언청이) 출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구개열과 구순열은 태아의 입천장과 입술이 발육과정에서 왼쪽과 오른쪽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현상이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소니아 에르난데스-디아스 역학 교수 연구팀이 저소득층 가정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Medicade) 수혜 여성 140만 명의 10년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혔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중 임신 때 어떤 항경련제도 복용하지 않은 여성 130만 명은 구개열 또는 구순열 아기 출산율이 1천 명당 1.1명이었다.
이에 비해 임신 첫 3개월 사이에 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한 여성의 경우는 1천 명당 4.1명으로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에르난데스-디아스 교수는 밝혔다.
또 다른 항경련제인 라모트리진(lamotrigine)을 임신 초기에 복용한 여성의 구개열 또는 구순열 아기 출산율은 1천 명당 1.5명이었다.
전체적으로 토피라메이트는 복용한 용량과 관계없이 이러한 위험이 높았고 용량이 클수록 위험은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대체로 토피라메이트를 하루 평균 200mg 복용하는 간질 여성이 위험이 클 것이라고 에르난데스-디아스 교수는 설명했다.
토피라메이트는 편두통, 조울증(양극성 장애)에도 사용되고 체중을 줄이는 약과 함께 병행 투여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엔 대체로 낮은 용량인 100mg이 처방된다.
그러나 임신 여성이 간질 이외의 다른 이유로 낮은 용량의 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해도 구개열 또는 구순열 아기 출산 위험이 50%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가임 연령대의 여성은 득이 실보다 확실히 큰 경우가 아니면 토피라메이트의 고용량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에르난데스-디아스 교수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12월 27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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