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사이버사 총선개입 진두지휘"…비밀문건 해제
사이버사, '간첩 1명이 좌파 1만명 만든다'며 인터넷 여론조작 지침
이철희 "컨트롤타워 靑-책임자 김관진-행동대 사이버사"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국군사이버사령부의 국내 정치관여를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건이 추가로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27일 '북한의 대남 C(사이버)-심리전 관련 대응전략'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지난 2012년 3월 9일 작성된 이 문건은 국방부 보안심사위원회가 이날 비밀해제한 20여 건의 사이버사 문건 가운데 하나로, 김 전 장관이 직접 서명한 것이다.
사이버사는 문건 서두에 '북한 및 종북세력의 아(我) '국가 중요행사' 방해 및 국론분열 획책 위협에 대한 우리의 C-심리전 대응전략을 보고 드리는 것'이라고 표시했다.
여기서 '국가 중요행사'란 총선을 가리킨다.
사이버사는 문건에서 총선 한 달 전인 2012년 3월 12일 오전 9시부터 'C-심리전 총력 대응체제'로 전환하도록 했다. 조직을 재편하고 임무를 조정해 모든 간부와 64명의 사이버사 요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사이버사는 또 작전 시행과 평가 주기를 주간 단위로 분할해 5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북한 개입 경고', 18일부터 25일까지 '종북 위협 전파',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중도 오염 차단', 2일부터 8일까지 '우익 결집 보호', 9일부터 11일까지 '흑색선전 차단' 등의 순서였다.
아울러 사이버사는 문건에서 '1명의 간첩이 100명의 종북세력과 1만 명의 좌파를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식별→분류→신고의 3단계 절차로 불순세력 활동을 억제'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이어 '국내외 1천304개 웹사이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수집하면서 보수진영에 우호적인 반응을 60% 이상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사이버사는 '창의적 전술'이라며 총선 전 30여 일 동안 매일 6편 이상, 총 190편의 원고와 웹툰을 제작해 사이버 공간에 지속해서 뿌리도록 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비밀 문건은 앞서 이 의원이 지난 9월 25일 공개한 '사이버사 BH 협조 회의 결과' 문건에서 언급된 바 있다. 'BH'는 청와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해당 문건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요청으로 이뤄진 회의 결과 보고서로, 청와대가 사이버사의 총선 대응전략을 보고받고 높이 평가했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이 의원은 "두 문건을 보면 청와대가 요청하고 장관이 결재하면서, 사이버사가 총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매우 심혈을 기울여 작전 지침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장관이 책임자, 사이버사가 행동대로 활동한 것"이라며 "더 적극적인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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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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