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강, 올해는 연기 없다'…분주한 강원 겨울축제장
강추위에 낚시터 얼음두께 안전기준 20cm 훌쩍 넘어
화천산천어축제·홍천강 인삼송어축제·인제빙어축제장 활기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전국에서 가장 춥고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축제 1번지' 강원도 겨울 축제장이 올해는 활기가 넘친다.
지난해 겨울답지 않던 '포근한 날씨' 때문에 된서리를 맞았던 겨울축제장이 올해는 연일 몰아친 강추위 탓에 축제 운영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이상기후에 화천산천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인제 빙어축제, 춘천 로맨틱 페스티벌 등 도내 주요 축제가 줄줄이 개막을 미루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겨울축제 백미 얼음낚시터가 대부분 얼음두께 안전기준인 20cm 이상 꽁꽁 얼어붙어 면모를 갖추었다.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국내 최고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화천산천어축제(내년 1월 6일 개막)는 올해도 예년 못지않은 흥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화천천의 주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골바람에도 얼음두께가 제대로 얼지 않은 탓에 노심초사하던 축제장에는 일찌감치 찾아온 한파에 안도하고 있다.
축제장의 얼음두께는 현재 낚시터 평균 25cm 전후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폭우가 내린 탓에 얼음이 모두 떠내려가 살얼음만 끼었던 것에 비하면 올 겨울추위가 고맙기만 하다.
산천어축제는 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낚시터 얼음구멍 개수를 지난해 1만6천여개보다 최대 3천개 가량 늘린 1만9천여개를 뚫기로 했다.
얼음이 두꺼워질수록 많은 무게를 견뎌 얼음구멍 간격을 더 좁힐 수 있다.
지난 축제 때 결빙상황이 나빠져 개막 연기에 이어 얼음구멍 간격을 넓게 하는 자구책이 필요 없게 됐다.
앞서 23일에는 화천읍 도심 거리에 2만7천여개의 산천어 모양 등(燈)을 내걸고 불을 밝히는 선등거리 점등식과 세계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을 개장해 산천어축제 붐 조성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홍천강 인삼송어축제도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꽁꽁축제에서 인삼송어축제로 명칭을 바꾼 이 축제장의 얼음두께는 20cm 이상이다.
지난해는 12월 30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얼음두께가 5cm에 불과, 두 차례 연기한 끝에 2주 뒤인 올해 1월 13일 열었다.
그나마도 얼음두께가 20cm에 못 미쳐 육상 행사 위주로 열린 탓에 '반쪽 축제'에 그치다 일주일 뒤에서야 얼음낚시터를 개장했다.
궁여지책으로 얼지 않은 강에 부유식 구조물을 강물에 띄워 낚시 구멍을 만든 부교 낚시터를 준비하기도 했다.
'겨울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내년 1월 27일 개막)도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축제 준비에 분주하다.
연일 한파가 몰아치자 축제 주 무대인 빙어호는 서서히 얼음벌판으로 변해 상류 얼음두께가 평균 18∼22㎝에 달한다.
이 상태라면 얼음 낚시터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빙어축제는 2015년부터 유례없는 가뭄과 얼음이 얼지 않는 이상고온 등으로 2년 연속 열지 못하다 올해 초 열렸지만, 얼음 낚시터는 끝내 운영하지 못했다.
지난 22일부터 개장한 축제장에는 겨울다운 추위에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얼음이 얼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다 개막을 한차례 연기했던 춘천 로맨틱 페스티벌은 관광객 맞이에 신바람이다.
로맨틱 페스티벌은 크리스마스날인 25일에 2천여명이 찾았다.
같은 날 개막한 평창송어축제도 성탄절 연휴 기간 6만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추산되는 등 도내 겨울축제장마다 활기를 띠고 있다.
겨울축제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답지 않은 이상기온에 축제가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찾은 강추위에다 눈까지 자주 내려 축제장 면모를 제대로 갖추었다"며 "동계올림픽 분위기와 개선된 교통망 영향으로 예년보다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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