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눈 잃은 카림은"…시리아 봉쇄지역 응급환자 이송 시작

입력 2017-12-27 11:50
"왼쪽 눈 잃은 카림은"…시리아 봉쇄지역 응급환자 이송 시작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 "환자 29명 이송 승인, 4명 우선 옮겼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최근 시리아군의 폭격으로 왼쪽 눈을 잃은 생후 2개월 된 아기 카림의 사진이 공개돼 국제사회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시리아군 봉쇄지역의 응급환자 이송이 시작됐다.



2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시리아 정부군이 포위하고,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동(東)구타에서 응급환자를 수도 다마스쿠스로 이송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이 4년째 봉쇄하고 있는 이 지역에는 40만명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며 폭격에 따른 사망자는 물론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엔은 그동안 시리아 정부에 암투병 중인 어린이를 포함해 약 500명의 환자 이송을 허용하라고 요구해왔다.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SAMS)는 "의료 이송 승인을 받은 심각한 환자 29명 가운데 우선 4명이 다마스쿠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도 조만간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AMS 지원 담당은 트위터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자이시 알이슬람' 사이의 억류자 교환 협상 과정에서 5명이 첫 이송 그룹으로 허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5명 가운데 왜 4명만 이송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리아 적십자 관계자도 "이번 이송은 긴 협상의 결과"라면서도 "민감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4일 "터키는 시리아 정부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환자) 이송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얀 에겔란 유엔 시리아 인권 고문은 지난주 "환자 494명을 우선 이송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숫자가 자꾸 줄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최근 카림의 사진이 공개되자 국제사회에서는 시리아 내전 참상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은 카림의 고통에 연대하는 의미로 '아기 카림, 내가 너를 보고 있어'라는 문구에 해시태그(주제어 표시)를 달아 한쪽 눈을 가린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카림은 이번 의료이송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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