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014년 안가에서 박근혜 안 만나…기억못하면 치매"

입력 2017-12-27 11:17
수정 2017-12-27 11:28
이재용 "2014년 안가에서 박근혜 안 만나…기억못하면 치매"

'박근혜 추가 독대' 특검 주장 부인…2심 피고인 신문 진술

"경영권 승계? 이해 못 한다…제 실력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피고인 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만나기 전인 그달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한 차례 단독 면담을 더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부회장을 안가로 직접 안내했다는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나 면담 사실이 있었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팀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한 사실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안가를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뿐"이라며 "안가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 근거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나 '대통령을 모신 지 오래되셨느냐'고 물었고 안 전 비서관에게서 대통령을 모시게 된 설명을 들었다"며 "만약 그 전 주에 만났다면 주말 인사를 하지, 생뚱맞게 대통령 모신 지 오래됐느냐고 묻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이걸로 거짓말할 필요도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 하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라며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도 2014년 하반기 대통령 면담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에 대해서도 "안 수석께서 왜 저런 착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014년 9월 12일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 이 부회장의 번호로 '통화 가능 통보' 문자가 2차례 전송된 점을 근거로 그날 두 사람이 만나 전화번호를 교환한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 부회장은 역시 "그날 안 전 수석을 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특검팀의 질문에도 "경영권 승계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동의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그는 "제 실력으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임직원에게서 어떤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대주주로서 지분을 얼마 가진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 유고 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와병 중이신 이건희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회장님이란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되실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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