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메모리칩 가격인상 예의주시…삼성 겨냥했나

입력 2017-12-27 11:18
중국 당국, 메모리칩 가격인상 예의주시…삼성 겨냥했나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경제분야 규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스마트폰 메모리칩 가격 인상요인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 등 메이저 칩 메이커들의 가격인상이 중국 정부의 특별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개위 반독점국의 쉬신위(徐新宇) 처장은 "우리는 가격인상을 알고 있고 '가격담합'으로 유발될 가능성이 있는 향후 문제에 더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쉬 처장이 업체들의 가격담합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조사 착수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중국이동연맹의 왕옌후이 비서장(사무총장격)은 "발개위가 세계 최대 칩 메이커인 삼성을 언급했다"면서 "하지만 삼성을 상대로 공식적인 반독점조사 절차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 비서장은 "발개위의 향후 조치를 예상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삼성이 가격담합 행위를 했다면 다른 국가들이 취한 벌금부과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 법무부가 2005년 가격담합 참여를 이유로 삼성에 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발개위가 지난 18개월에 걸친 빠른 칩 가격 인상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면서, 연초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칩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을 발개위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제소를 하면 발개위가 이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칩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감안하면 발개위의 조치가 칩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 대체재가 없으며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과 같은 메이저 업체들로부터 칩을 사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발개위는 2015년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에 9억7천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지난 22일 발개위가 반도체 가격에 불만을 품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소에 따라 삼성 관계자들에 대해 웨탄(約談·사전 약속을 잡아 진행하는 조사와 교육)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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