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공기업 민영화에 예상보다 큰 저항…여론조사 70% 반대
2018년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 미칠 듯…우파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저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2천76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국영전력회사 엘레트로브라스 등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데 대한 의견은 찬성 20%, 반대 70%, 무응답 10%로 나왔다.
"공기업 민영화가 브라질에 득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찬성은 24%에 그쳤고 반대는 67%였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견은 브라질에서도 상대적으로 빈곤지역인 북부(78%)와 북동부(76%)로 갈수록 높았고,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지지세력(80%)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권의 두 축인 브라질민주운동(MDB)과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지지세력 중에서도 반대 의견이 75%와 55%로 나타나 민영화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이런 결과는 2018년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상당수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들어 "테메르 정부 인사들은 사기업 경영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다시 집권하면 테메르 정부 정책을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프랑스 일간 르 몽드와 회견에서는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국민의 의사를 물어 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테메르 대통령은 교육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민영화를 통해) 공공재산을 날려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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