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히딩크' 김판곤, 현장·행정 두루 갖춘 축구인
'불모지' 홍콩에서 보여준 개혁의 리더십
한국 축구 미래 청사진 설계 적임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판곤(47) 초대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신임 위원장은 넓은 안목의 소유자다.
축구 불모지에 가까운 홍콩에서 현장과 행정을 아우르며 축구 전반의 발전을 꾀했다는 점에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협회 이사회는 26일 국내 축구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던 김판곤 신임 위원장이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준에 따라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장을 선임할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판곤 위원장의 축구인생엔 굴곡이 많았다.
호남대와 울산 현대, 전북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김 위원장은 은퇴를 결심한 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홍콩으로 향했다.
그는 2000년 코칭스쿨에서 만난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인 콕카밍씨의 초청으로 홍콩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것이 그의 인생의 변곡점이 됐다.
그는 홍콩 프로축구팀 인스탄틱의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며 홍콩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이듬해까지 홍콩 레인저스의 선수 겸 감독을 맡다 2005년 귀국해 부산 아이파크의 코치, 감독 대행을 맡았고 2008년 다시 홍콩으로 건너가 사우스 차이나, 홍콩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홍콩의 축구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수비만 하다가 역습에 중점을 두었던 기존 전략을 공격 중심의 축구로 탈바꿈시켰다.
결과도 좋았다. 김 위원장이 이끈 홍콩 축구대표팀은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16강에 진출했다.
홍콩 축구팬들은 '매직 판곤'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김판곤 위원장은 단순히 홍콩 대표팀뿐만 아니라 청소년 대표팀까지 맡아 홍콩 축구의 미래를 지휘했다. 아울러 환경과 저변을 넓히는 축구행정가의 역할도 매끄럽게 해냈다.
오랜 기간 홍콩에서 생활해 영어가 유창한 김판곤 위원장은 국내 인사는 물론 외국 감독들의 면면도 꼼꼼하게 살피며 한국 축구의 미래 청사진을 설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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