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수사 전방위 확대…발화 원인·부실 점검 집중
건물주·관리인 구속영장 신청, 소방점검 업체 압수 수색
경찰 "꼼꼼하고 치밀하게 수사…신속하게 사건 확인할 것"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충북지방청 수사본부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5일 건물주와 관리인의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한 데 이어 26일 불이 난 건물의 소방 점검을 맡은 강원도 춘천의 한 소방전문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25분부터 2시간 동안 17명의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본체와 소방 점검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J사는 지난달 30일 건물주인 이모(53)씨의 의뢰를 받아 건물 소방 점검을 했다.
25개의 항목으로 이뤄진 점검에서 스프링클러 누수 등 일부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업체가 건물 내부 소방시설 미비한 점을 묵인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건물주 이씨에게 의뢰받은 상황에서 소방점검 업체가 이씨를 위해 점검을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또 화재 예방·탐지를 위한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궁 속에 빠졌던 발화 원인에 대한 조사도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은 지상 1층 주차장에서 얼음 작업을 했던 건물 관리인 김모(50)씨로부터 당시 작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화재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주고 있다"며 "김씨가 처음에 이야기했던 '얼음을 깼다'는 표현은 물리적인 작업이 아니엇다"고 말했다.
김씨가 당시 특정한 장비를 이용, 얼음을 녹이는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일단 26일 이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건물주 이씨에' 대해선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와 건축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스포츠센터 건물은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소방시설이 허술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생존자 진술 등을 통해 1층 로비에 있는 스프링클러 알람 밸브가 잠겨 화재 당시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20명의 희생자를 낸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 통로가 철제 선반으로 막혀 탈출이 불가능했던 점도 확인됐다.
불법 건축과 관련해서도 이씨가 9층을 직원숙소로 개조하면서 천장과 벽을 막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8일께 열린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이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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